울산의 장기가뭄에 따른 여파가 만만찮다. 농작물과 과수피해에 이어 먹는 물을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렇다 할 비가 기대되지 않고 있어, 물 부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울산의 주요 식수댐이라 할 사연댐과 대곡댐, 회야댐 등의 수위가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수돗물생산량도 급감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달 13일부터 하루 6만 톤씩 유입하던 낙동강 물을 지난달 29일부터는 16만 톤으로 유입량을 늘였다. 하루 30만 톤을 정수해 공급하고 있는 울산시로서 절반 이상의 원수를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다.
낙동강 원수는 울산시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톤당 160원의 이용부담금을 내고 공급받는다. 8월말까지 울산시는 총 314만 톤의 낙동강 물을 들여왔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강우량이 적어 1천660만 톤의 낙동강 물을 들여와 30억 원을 지불해야 했던 2011년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의 유입량 하루 16만 톤을 기준으로 올해 남은 4개월분과 지금까지의 유입량을 단순 계산해도 2,000만 톤을 훨씬 초과한다. 따라서 올해 울산시가 부담해야 할 물 값만도 40억 원은 족히 넘을 전망이다.
여기다 내년 상반기까지를 감안, 담수 확보 차원에서 낙동강 물 유입량을 늘릴 경우 울산시 부담은 한층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수 부족으로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울산시로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울산시의 올해 7월과 8월 강우량이 177.8㎜로, 같은 기간의 평년 강우량 472.6㎜의 37.8%에 불과했다. 또 울산의 주요 식수댐 저수율도 예년 평균의 절반 정도에 머물고 있다. 9월 현재의 저수율은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의 비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울산은 남은 저수량으로는 겨우 2달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식수부족을 겪고 있다. 더욱이 올해의 강우량 전망은 극히 비관적이다. 여름철 강우량이 1년 전체의 70%에 육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상여건 상 남은 기간에 비가 온다고 해도 댐의 저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는 없다. 특히 가을장마와 가을태풍도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9월로 접어들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사라지고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9월 첫날부터 울산의 아침기온이 20도를 밑돌았고 낮 최고기온도 28도 안팎을 오르내렸다.
가을장마와 가을태풍을 내쫓은 이런 날씨가 갑자기 찾아온 원인에 대해 기상대는 “고기압과 저기압 기단의 교체가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예년에는 북태평양기단이 천천히 수축할 때 이를 따라 장마전선이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일주일 안팎의 가을장마를 몰고 왔다. 그런데 올해는 북쪽에서 빠르게 밀려 내려온 찬 공기가 한 두 차례 기압골을 통과한 뒤 그대로 한반도를 뒤덮어 가을태풍과 가을장마가 들어올 틈 자체를 봉쇄했다고 할 수 있다. 긴 장맛비가 내렸던 중부와 달리 폭염과 비 없는 마른장마를 겪었던 울산과 남부지역은 이제 먹는 물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는 시민정신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