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기업체의 환경오염 실상을 알려주는 ‘시계’가 10년 전으로 되돌아 간 듯 하다. 아직도 기업이 환경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에 있는 식품첨가물(설탕) 제조업체인 ‘삼양사’와 이 회사의 스팀 생산시설 운영업체인 ‘에너원’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무단 배출하다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다이옥신은 무색, 무취의 맹독성 화학물질로 소량만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발암물질이다. 삼양사는 지난해 3월 다이옥신을 시간당 0.1ng(10억분의 1g)이하로 배출하는 조건으로 대기배출시설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이옥신 배출 허용기준치를 준수하기 위해서 활성탄을 투입했다. 스팀시설 운영업체인 에너원은 시간당 활성탄 4.08㎏을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총 5만8,000㎏이 필요했는데 8,300㎏ 밖에 활성탄을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동초기와 점검시기만 투입하고 관리감독이 허술할 때는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활성탄 구입비용을 이같은 방식으로 줄여 2억원 상당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기업 윤리’의식 따위는 관심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저감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스팀을 생산하기 위해 폐합성 수지를 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폐합성수지를 태우게 되면 다이옥신,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일산화탄소, 먼지 등이 발생한다.
이 중 다이옥신을 제외한 다른 물질은 공장 굴뚝 자동측정장치(TMS)에 실시간으로 측정돼 한국환경공단 언양관제소로 통보된다. 그러나 다이옥신은 굴뚝자동측정장치(TMS)로는 검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시설 설치 허가를 받은 업체가 사설 측정업체에 맡겨 1년에 1∼2회 기준치 준수 여부를 환경 당국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에너원측은 900~1,300도의 온도에서는 다이옥신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다이옥신 배출을 조금 줄일 수 있을 뿐이고 결국은 활성탄을 투입해야 한다.
경찰은 에너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삼양사에는 스팀생산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또 이와 유사한 설비를 갖춘 다른업체도 수사를 확대한다고 한다. 이번에 적발된 삼양사와 에너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최근 공단지역 대기오염 배출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이번 기회에 철저한 근절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환경도시 울산’은 요원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