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다이옥신 배출’ 경찰수사 초점
작년 10월부터 활성탄 구매량, 필요량의 14.3% 그쳐
삼양사 “800도 이상 고온에서 다이옥신 스스로 파괴”
경찰, 정상가동때 허가기준 이상 다이옥신 배출 자료 확보
내주 울산시·낙동강유역환경청과 유사시설 합동단속

▷속보=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 식품첨가물제조업체인 삼양사가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을 무단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 수사의 초점은 ‘활성탄 투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배출량’을 파악하기 힘든데다 저감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현행법 위반이라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삼양사와 스팀시설 운영업체 에너원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관련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관련 증거와 진술 등을 확보하면서 강한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사 초점은 활성탄을 투입하지 않은 데 대해 맞춰져 있다. 경찰은 다이옥신의 정확한 배출량이 수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배출량을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서 “배출량보다 설치된 방재시설(저감시설)인 활성탄 투입 단계를 생략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형연료사용시설인 삼양사의 스팀시설은 폐합성수지를 태워 스팀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을 비롯해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일산화탄소 등이 발생한다. 이들 물질의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다이옥신에는 ‘활성탄’을, 다른 폐산성가스에는 ‘소석회’를 각각 투입한다.
경찰은 삼양사 등이 활성탄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 다이옥신을 배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구매한 활성탄이 실제 필요한 양(추정치)의 14.3%에 불과한 점, 활성탄의 구매·투입 시기가 점검 시기와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활성탄 투입’과 관련해 삼양사 측은 ‘예비용일 뿐’이었다는 입장이다. 삼양사 측은 “고형연료사용시설로 1,100~1,200도의 고온으로 연소해 스팀을 생산하고 있고, 다이옥신은 800도 이상이면 스스로 파괴되는 물질”이라며 “이 시설에서는 다이옥신이 발생하기 어렵고, 활성탄은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보조적인 수단으로 투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 시스템으로는 ‘다이옥신의 이상 징후 발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굴뚝에 설치돼 있는 자동측정장치(TMS)의 측정 항목에는 다이옥신이 포함되지 않고,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는 데만 한달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삼양사 측은 온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이상 징후’라고 밝혔다. 800도 이상에서는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 근거로 삼양사 측이 지난해 10월 시운전 당시 다이옥신의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상수준으로 가동하면서 활성탄까지 투입했는데도, 다이옥신의 배출량은 허가 조건인 0.1ng(나노그램·10억분의1g)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온에서 다이옥신의 발생이 최소화되지만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폐합성수지의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다이옥신의 양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활성탄 투입)을 해야 한다”면서 “확보한 자료를 보면 기준치 이상의 다이옥신이 배출됐을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 활성탄 투입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련 추가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음주 중 울산시,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유사 시설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