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전주공장의 중형 버스생산 라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서별 단합대회 열기로…내일부턴 6시간 부분파업
“노사간 신의성실 원칙 위배…협력사·지역경제 피해” 지적
  생산차질·노조원 피로감 누적…노사, 주중 잠정합의 시도 예상

추석 이후 다시 만난 협상 테이블에서도 현대자동차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 조합원의 전면파업을 예고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25일 현대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26일 하루 1조와 2조 근무자 모두 전면파업을 벌인다.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집회는 하지 않고, 선거구별(부서별) 단합대회를 열 예정이다. 1조와 2조 근무시간은 각각 오전 6시 45분~오후 3시 30분, 오후 3시 30분~다음날 오전 0시 20분이다.

27일부터 30일까지는 매일 6시간씩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교섭이 열리는 날은 4시간만 파업을 실시한다.

이번 전면파업은 2004년 2차례 이후 12년만이다.

올해 노조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이어왔다. 지난 7월 22일에는 2조만 전면파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 규모를 10만1,400여대, 2조2,300여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의 전면파업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놓고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는 이유로 추가안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노사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실망스러운 행위”라며 “노조 파업이 현대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로 피해가 확대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이번 파업 결정은 최근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대해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노사는 추석연휴 이후 첫 교섭에 나섰다. 사측은 임금인상안 지급 시기를 다소 앞당기는 등의 내용을 제시했고, 노조는 임금성 추가 제시가 없는 데 반발했다.

협상장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근래 최대 파업일수로 올해 목표 달성도 힘들다”며 “지진피해 복구 중인데 자중해야 한다”며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 정리하자는 현장 정서도 있지만, 2차 잠정합의안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라고 압박했다.

이번 파업과는 별개로 노사는 이번주중 집중 교섭으로 잠정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이어지는 파업의 여파가 노사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측이 생산 차질로 경제적 부담을 안아야 한다면, 노조도 근무시간만큼 조합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빠른 시일 내 교섭을 마무리하길 바라는 일부 현장 목소리는 교섭과 파업이 길어질수록 확산될 수밖에 없다.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회사는 쟁점이던 임금피크제 확대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은 지난달 27일 전체 조합원 4만9,665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78.05%의 반대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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