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가운데 사상자 숫자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세종병원에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들이 많았던데다 초기 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프링클러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날 오전 7시 32분.

구조대원이 신고 3분 만에 도착했을 당시엔 1층이 이미 짙은 연기와 화염에 휩싸여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구조대원들이 2층 창문 등을 통해 병원 안에 있던 입원 환자 등을 차례로 구조, 밀양·창원 등지 병원 여러 곳으로 이송했다.

소방당국은 세종병원에서 진압·구조를 하는 한편 맞붙은 세종요양병원 환자 94명 대피작업도 함께 벌였다.

이날 화재로 숨진 사람은 28일 현재 박모(96·여) 씨 등 모두 38명이다. 

사망자 중 34명이 입원 환자였고 구조 당시 주로 1·2층, 일부는 5층(4층 없음)에 있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과 병원 입원 내역을 비교해 사망자 중 2층 입원 환자가 18명, 3층 환자가 8명, 5층 환자가 8명으로 확인했다. 

이들 중 남자는 3명, 여자는 34명이었고, 80·90대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 외에 병원 의사(61)와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병원 관계자 3명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전 9시 29분께 큰 불길을 잡고 오전 10시 26분께 불을 모두 껐다.

불은 건물 1층 전부를 심하게 태웠고, 나머지 층에는 그을음만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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