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밀양 세종병원 안전관리 허술 속속 드러나

인공호흡기 의존 환자 연기 흡입 전 사망 가능성
환자 6명 엘리베이터 갇혀 숨져… 정전 관련성 조사
밀양문화체육회관 38명 합동 분향소 조문객 ‘비통’
정부, 피해수습·조기 안정 위해 특별교부세 10억 지원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이틀째인 27일 화재현장에서 국과수,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전국민을 또 한번 비통함에 빠트린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역시 안전관리의 총체적 부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용발전기 가동흔적 없어… 중환자 치명적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국과수 합동감식반은 28일 오후 3차 합동감식 결과를 발표했다.

감식반은 화재발생에 따른 연기 유입과정을 집중 조사한 결과 병원 본관과 요양병원을 연결하는 2층 통로, 엘리베이터 틈새, 중앙계단 복도 방화문 틈새, 1~5층 공동구(배관 및 전선 통로) 등을 유입경로로 추정했다. 

또 화재로 병원 전체 건물이 정전됐을 당시 “세종병원의 비상발전기는 사람이 직접 조작해야 하는 수동 발전기”라면서 “감식 결과 병원 뒤쪽에 있던 비상용 발전기 수동작동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인공호흡기를 목에 걸고 있던 환자 일부가 숨졌는데, 해당 사망자들이 화재로 인한 연기 흡입 전 인공호흡기가 정전으로 멈춰 작동을 하지 않아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1층 엘리베이터에서 환자 6명이 갇혀 숨진 채 발견 된 점도 정전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합동분향소 조문객 발길이어

이번 화재로 안타깝게 희생된 38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회관에는 전날부터 생전 고인을 알았던 지인과 일반 시민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을 잃은 조문객들은 영정 사진 앞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냈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도 있었다. 

한 조문객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안타깝고 비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끝내 말을 잇지 못한 체 고개를 숙였다.

밀양시가 24시간 운영 중인 합동분향소에는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4,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발걸음 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희생자 유족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고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조문객들 발길 속에 유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는 희생자 위패와 영정 앞에 주저 않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허공을 향해 소리치며 통곡했다. 

◆행안부,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 긴급지원
행정안전부는 경남 밀양시 화재 피해의 신속한 수습과 조기 안정 지원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특별교부세는 화재 잔해물 처리, 화재현장 주변 안전대책 추진 등 화재피해 현장 조기 수습을 위한 필요비용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밀양화재 관계장관회의에서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관내의 위험시설과 안전취약지역을 빠짐없이 긴급 점검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 총리는 “2월5일부터 3월 말까지 국가안전대진단이 실시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안전대진단이 예년의 형식적 진단을 뛰어넘어 안전 관련 실상을 정확히 점검하는 진단이 되도록 개선하고,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 함께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당부했다. 

행안부가 총괄하는 국가안전대진단은 정부·지자체·민간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예방 활동으로, 올해는 총 29만곳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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