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식당 등 90여곳 입주
장사 접고 물품 처분에 ‘한숨’
1층만 21일부터 정상영업

11층 학원 수강생들도 피해
경찰·공무원시험 준비 250여명
“얼마 안 남았는데…” 하소연

지난 9일 오전 10시56분께 울산 남구 달동 뉴코아아울렛 울산점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화재 당시 아울렛에서 쇼핑중이던 손님과 점원 등 220여명은 긴급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드론촬영=임경훈 기자 울산매일 iusm@iusm.co.kr

지난 9일 발생한 뉴코아 아울렛 대형화재로 건물 내 입주 상인들과 이용시민들은 우울한 명절을 보내게 됐다.

명절대목에 평소보다 높은 비용을 들여 수급해 온 물품들을 처분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아울렛 11층에 위치한 한국공무원학원·중앙경찰학원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명절 대목에 손해가 더 쌓였다

뉴코아 아울렛이 입점해 있는 잡화, 의류, 식당 등 90여개의 상가들이 이번 설 대목에 몰려오는 손님을 받는 것이 아니라 화재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 수습에 들어갔다.

명절 마다 대목을 겨냥해 판매대 진열을 바꾸고 물건을 평소 보다 많이 들여오는데, 이번 설에는 화재로 인한 매장운영 불가로 판매가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의 일부 개정으로 지난해보다 판매경기가 좋아졌지만 뉴코아 아울렛 입점 상인들은 울상이다.   

1층 잡화매장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인 10일 1층 매장에 남아있던 물건들을 다른 곳에서 운영하는 매장으로 옮겨야했다. 

다른 명절 때와 마찬가지로 물건을 평소보다 많이 들여놨지만, 판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주말 장사를 날린 것이다. 

A씨는 “다른 층을 제외한 1층은 우선 21일부터 정상영업을 한다는 공지가 있었지만, 이미 설이 다 지난 후 인데다, 아울렛이 전체 정상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손님이 찾지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쇼핑을 즐기던 손님들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다. 대목에는 그런 손님들이 더 많아 평소보다 장사가 잘 되는 편인데, 당분간 영업을 못하게 돼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상영업이 이뤄진다고 해도 화재여파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예상이다.    

◆이제 마무리 단계인데…

아울렛 11층은 한국공무원학원·중앙경찰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학생과 강의를 듣는 학생 등 총 250여명이 이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지난 9일에도 100여명의 학생들이 급하게 대피했다. 

당시 발생한 화재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학원 관계자는 우선 안전을 위해 학생들에게 물건은 일단 두고 몸부터 대피하라고 안내했고, 학생들은 책과 노트북 등 교재 등을 그대로 두고 대피했다. 하지만 대피하고 보니 화재는 예상외로 컸고 학생들은 공부할 곳을 잃었다.

화재가 진압된 후 경찰의 협조로 교재 등을 챙겼지만 물적, 심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당장 오는 3월 24일에 치러지는 경찰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일정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학원 관계자는 “화재가 수습되고 건물을 수리해 다시 수업 등을 진행하려 했지만, 현장 감식 결과에 따라 건물사용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이를 대비해 빈 건물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단기계약을 진행하는 곳이 없어 갑갑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뉴코아 측과도 협의 중이다”라고 토로했다.

시험을 준비하는 C씨는 “다음달 시험을 위해 오랜기간 공들여 준비했는데 갑자기 불길한 기분이 든다”며 “당분간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마음을 추스려야 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