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대정천에 성분을 알 수 없는 기름과 폐수가 대량으로 유출돼 인근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신섬미 기자  
 
   
 
 

집중호우가 내린 27일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대정천으로 대규모 폐수가 흘러드는 것이 확인됐다. 인근 기업체에서 폭우를 틈타 고의적으로 오·폐수를 방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관계당국의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대정천 하류 대정교 아래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기름 띠와 갈색의 폐수가 대규모로 유출돼 온산 앞바다 쪽으로 흘렀다.

억수같이 퍼붓는 비에도 육안으로도 단번에 식별이 가능한 대량의 기름이 거대한 띠를 형성한 채 흐르고 있었다.

오.폐수가 방출되고 있다는 제보가 처음 들어온 것은 오전 9시경. 취재가 끝난 오전 11시까지 약 2시간이 넘게 기름띠가 목격됐다.

또 다른 배수구에서는 갈색 폐수가 쏟아져 나와 상류에서 방출된 기름이 섞이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최봉석 온산항환경대책협의회 회장은 “비만 오면 고질적으로 기업체에서 기름찌꺼기나 폐유가 내려 온다”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기름이 유출되는 곳을 확인하기 위해 A사, B사, C사의 수로가 각각 연결되어 있는 상류로 올라가보니 기름띠는 하천에서 바닷쪽에 위치한 A사 인근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A사의 오수로가 확인됐다. 오수로를 통해 마치 폭포처럼 빗물이 흘러들고 있었다.

A사 측은 “저희 쪽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시청에서도 와서 방재를 했는데 상부에서 내려오는 걸로 알고 있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시청의 방재는 취재가 끝난 11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이미 기름띠가 급류에 거의 다 떠내려간 시점이었다.

시청 관계자는 “현장을 찾았을 때는 기름 냄새는 나는데 흔적은 없어 따로 방제를 하진 않았다”며 “상류 쪽에 오염 흔적이 찾았지만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기름 유출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름 유출 때 반드시 설치해야하는 유출 방지막은 설치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기름과 폐수가 어디로 흘러가는 지 살펴보기 위해 대정천 인근 기업의 협조를 받아 하류를 확인했다.

안벽에 도착하자 바다에는 기름띠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막대로 수면을 젓자 유막이 뚜렷했고, 안벽에는 벌써 시커먼 기름때가 앉기 시작했다.

기름띠는 곧바로 온산 앞바다로 흘러들고 있었다. 연안에는 대규모의 양식시설도 설치되어 있어 대규모의 피해가 불가피해보였다.

비만 오면 반복되는 일부 악덕 기업들의 오·폐수 무단 방출이 울산 바다 수질 오염은 물론 울산 시민들의 밥상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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