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시간당 0.1ng 배출 조건 스팀시설 증설 허가
조건 준수 위해 대기중 배출 억제 ‘활성탄’ 투입 필수
위탁운영업체, 활성탄 투입량 줄여 2억원 상당 챙겨
경찰 수사 삼양사 “전혀 모르는 내용…본사와 무관”
허가·신고서류·시험성적서 ‘삼양사 울산1공장’ 명시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식품첨가물제조업체인 삼양사가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무단으로 배출하다 적발됐다.
울산지방경찰청은 남구 매암동 삼양사와 스팀시설 운영업체 에너원을 대기환경보전법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울산시와 남구청 등에 따르면 삼양사는 스팀시설을 증설하면서 지난해 3월 30일 울산시로부터 대기배출시설 허가를 받았다. 다이옥신을 시간당 0.1ng(나노그램·10억분의1g) 이하로 배출하는 조건이었다. 같은해 9월 21일 울산시에 가동을 시작한다고 신고했다. 10월 시험가동에 들어갔고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한 삼양사는 그해 11월 20일 남구청에 ‘고형연료사용시설’로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삼양사는 에너원과 스팀시설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허가 조건인 시간당 0.1ng의 다이옥신 배출허용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활성탄’을 투입해야 한다. 활성탄은 다이옥신 물질과 결합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고 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든다. 이는 슬러지(찌꺼기)라는 산업폐기물로 처리된다.
이에 필요한 활성탄은 시간당 4.08㎏이다. 설비 특성상 24시간 운영해야 하고 배출구인 굴뚝이 두곳인 점을 감안하면, 시운전을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에 적발된 이달 10일까지 10여개월 동안 필요한 활성탄은 5만8,000여㎏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에너원 측이 구매한 활성탄은 8,300㎏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은 가동 초기와 점검 시기 등에만 활성탄을 투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에너원이 5만㎏가량의 활성탄을 구입하지 않고 2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다이옥신’ 배출 관리감독이 허술한 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폐합성수지를 태워 스팀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 외에도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일산화탄소, 먼지 등이 발생한다. 각각의 배출 농도를 줄이기 위해 다이옥신에는 ‘활성탄’을, ‘산성’ 물질이 들어있는 가스에는 ‘소석회’를 각각 투입한다.
공장에는 굴뚝 자동측정장치(TMS)가 설치돼 있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오염물질이 배출되면 한국환경공단 언양관제소와 울산시로 통보되는 시스템이다. TMS 측정 항목은 먼지, 염화수소,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등 7가지다. 이들은 ‘소석회’는 꾸준히 투입하면서도 TMS로 측정되지 않는 다이옥신에 대한 ‘활성탄’만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에너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900~1,300도 온도에서는 다이옥신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측은 “그정도 온도에서 다이옥신 배출이 최소화되는 것일 뿐이고 결국 최종적으로 이를 줄이기 위해 활성탄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실질적으로 온도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료로 사용되는 폐합성수지의 물질이 다른 만큼 발생하는 다이옥신의 양도 일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에너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으며, 삼양사에는 스팀 생산량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또 이와 유사한 설비를 갖춘 석유화학공단의 다른 업체 4곳도 다이옥신을 무단으로 배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울산시,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합동단속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삼양사 울산1공장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며 본사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더이상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울산시와 남구청에 제출한 각종 허가와 신고 서류, 다이옥신 배출 검사 결과가 포함된 시험성적서 등에는 모두 ‘삼양사 울산1공장’으로 명시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