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봄날은 작천정의 벚꽃과 함께 온다. 1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개화하는 순간은 짧아도 그 강렬한 분홍빛 프리즘은 봄날의 기억 모두를 움켜쥐게 만든다. 바로 그 벚나무에는 사연이 있다. 작천정 벚나무 터널은 역사가 한 세기나 된다. 작괘천과 언양을 잇는 도로의 필요성에 공감한 지역민들이 어렵게 도로부지를 기부받아 신작로를 내고 작괘천의 풍광을 전국에 알렸다. 이 공사는 당시 삼남면장이던 곽해진이 주도했다. 천도교인이자 만세운동 때 모친이 총상을 입은 집안이라 일경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았지만 공사는 일사천리였다. 그 때 일경의
자신의 이름으로 정당을 만든 조국이 총선 직후 정치개혁 실천사항을 내놨다. 국내선 비즈니스석 금지, 회기 중 골프 금지 등이다. 강남좌파라는 수식어를 지우려는 청렴선언 같지만 생뚱맞다. 국내선에 비즈니스석을 타든 말든 골프를 하든말든 그런 따위가 여전히 청렴의 상징이 된다는 인식이 꼰대스럽다. 선거가 끝나자 매일같이 나발을 불어댄 정치권의 거친 입들이 휴식기에 들어갔다. 예외는 일부 관종인사들이다. 조국과 이준석, 그리고 홍준표와 신평 따위의 인사들은 오히려 더 거칠어졌다. 왜 일까. 각자의 셈법은 있어 보이지만 대놓고 매일같이 나
분홍의 물결이 휩쓴 자리에 푸른 새싹이 봄빛을 토해낸다. 벚꽃이 널브러졌던 봄날 왜성의 천수각 자리에 섰다. 한반도가 생긴 이래 이 땅의 바람과 햇살을 받아 흙을 토해 만개한 벚꽃은 이제 봄의 화신이 됐다. 바로 이 벚꽃은 사연이 많다. 그 벚꽃의 다른 이름이 사쿠라다. 벚나무의 일본 이름인 이 단어는 한 때 변절자를 가리키는 정치적 언어로 둔갑했다. 이 말의 어원은 일본어 ‘사쿠라니쿠’에서 비롯됐다. 사쿠라니쿠는 색깔이 벚꽃과 같이 연분홍색인 말고기를 가리키는 단어로 쇠고기인 줄 알고 샀는데 먹어보니 말고기였다는 괘씸죄가 증표로
잊혀진 대통령으로 살고 싶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울산에서 파란 깃발을 흔들었다. 그의 일성은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는 한탄이었다. 문제는 ‘70 평생’ 발언이다. 이 말이 전해지자 그 단어는 무능의 대명사로 불렸던 문 전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라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자신의 집권기간에 만들어낸 소주성 부작용과 최악의 부동산 파동, 고용 인플레이 등이 다시 소환됐다. 한동훈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선에 사실상 참여한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며 "잊고 있던 지난 정부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일깨
여론조사 20%를 넘기자 조국의 입이 거칠어졌다. 뛰어들까 말까 망설이던 총선 출발선에 처음 선 순간, 그는 이런 꿈을 꾸었을지 모른다. 봄날이 지나기 전 대법의 확정판결이 나도 다음 정권을 이재명이 잡으면 즉각적인 사면으로 정치적 복권이 가능하리라. 그런데 그 꿈이 점차 부풀어 오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어떤 여론조사는 25%를 넘겼다. 여기서부터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오며 용산을 향해 삿대질이 시작됐다. 이제 사면의 꿈은 잠시 접어도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200석의 꿈이 탄핵의 깃발을 흔드는 망상으로 엉덩이가 들썩인다. 어
여야 공천 파동의 마지막은 박용진의 ‘바보경선’으로 막을 내렸다. 박용진은 친명계 정봉주의 ‘거짓 사과’ 논란으로 서울 강북을 공천자가 다시 원점이 되자 그래도 다시 ‘바보경선’ 참여를 선언했지만 역시나였다. 그냥 그렇게 끝난 상황이면 묻혀질 수도 있는 어처구니 없는 경선이 다시 회자되는 것은 비명계를 향한 내부총질과 비아냥, 그리고 조롱과 모독 때문이다. 최종 승리자인 조수진은 ‘바보경선’ 수용을 밝힌 박용진을 향해 "이왕 바보가 될 거면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진다는 생각으로 총선 밑거름으로 헌신하라"는 악담도 마다하지 않았
대한독립의 함성이 터져나온 삼월이다. 전국적으로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발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가까운 대구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국운동기념관 설립을 제안했고 양산과 밀양은 독자적인 독립기념관을 지었다. 대구에는 일제강점기 때 벌어진 2·28 민주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중앙공원을 새롭게 단장하고 서문시장 인근에 기념관도 국비로 들어설 계획이다. 대구나 양산 밀양에 비해 울산의 항일운동 역사는 일천한 것일까. 결코 아니다. 울산은 광복군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필두로 일제강점기 동안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젊은피와
박상진 의사를 기리기 위해 울산의 청년들이 만든 추모비와 동상이 창고에 방치됐다. 지난해 울산매일이 특종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40여년 전 울산청년회의소가 제작한 고헌 박상진 의사 동상은 울산시립미술관 건립과 재개발사업 등을 이유로 지난 2017년 재활용 창고로 옮겨진 지 6년째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일운동 105주년인 올해도 마땅한 장소를 못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동상의 보관상태는 딱 우리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태도와 직결된다. 지금 박 의사의 동상은 재활용 창고안에 덮개가 씌워진 채 6년째 보관 중이다. 추모비는 난감
(사설)의료재난 '심각' 단계, 더 이상 악화하는 일 없어야울산시는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해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가 지난 23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됨에 따라, '의사 집단행동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현재 울산대학교병원에서는 전공의 128명 중 3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복귀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울산시에서는 현장을 떠난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에게 조속한 복귀를 당부했다. 울산대병원에서는 일부 외래 진료와 응급실 등에서 의료 차질을 빚고 있다. 응급실의 경우 평소보다 응급환
(사설)반세기 만에 바로잡은 세계유산 천전리암각화 명칭'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이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공식 변경됐다. 지난 1973년 5월 '천전리각석'이라는 이름으로 국보 147호로 지정된 이후 반세기만에 제대로된 이름을 얻게 됐다. 울산시는 어제 천전리암각화 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모두 엿볼 수 있는 문화유적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종교계와 학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명칭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명칭이 변경된 '천전리 각석'
우리나라 어느 산사에 가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상징문양 중의 하나가 만다라 형상이다. 이 상징은 불교보다 역사가 깊다. 만물의 본질을 의미하는 만다라는 불교의 전신격인 밀교의 나침판이다. 밀교는 불교의 원형과 통한다. 불교와 힌두는 모두 밀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다라니(陀羅尼)를 암송하는 것을 통해 마음을 통일시키는 수행과 공양을 강조한다. 바로 그 밀교의 경전격인 은 사람이 사는 땅의 급수를 일러두고 있다. 땅은 물이 있어야 가치가 있다. 물이 없는 땅은 등급 외다. 그만큼 물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다. 물과 땅이 조
(사설)대포차 강제조치 나선 울산 남구의 적극행정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국민들은 납세의 의무가 있다. 이런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를 준수하면서 일상 생활을 영위해 간다. 정당하게 세금을 내야 국가가 움직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습적인 세금 탈루나 체납이다. 특히 고소득층에서 상습적으로 체납을 일삼는 행위는 부도덕성을 넘어 시민사회의 기본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다. 그동안 지자체와 세정당국에서는 이같은 원칙적인 문제를 내걸면서도 체납에 대해 느슨한 태도를 보
새해 모임 자리에서 타지역 출신 공직자 한분이 질문을 해왔다. "울산과 울주는 어떻게 구분이 되나요?" 말이 끝나자 옆에 있던 울산 토박이 인사가 대뜸 "울주는 시골이고 울산은 도십니더"라고 즉답을 했다. 대략난감한 장면이었다.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울산여지도가 울주의 이름으로 지명사를 살피는 까닭이다. 울산이라는 이름은 조선조 태종 3년 1413년에 공식화 됐다. 개국 초기, 조선은 왕권을 강화하는 중앙집권형 체제를 꾸려갔다. 이를 위해 행정과 사법, 군사와 조세의 법령을 정비하면서 지방의 행정명칭을 바로 잡아갔
(사설)꿀잼도시 울산을 위한 콘텐츠 강화에 거는 기대울산이 산업과 굴뚝으로 대표되는 근대화의 수출 전선기지로 인식돼 온 것은 반세기 전부터다. 하지만 비로 이 반세기의 울산을 제외하고 바라보면 울산은 완전히 다른도시가 된다. 울산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동구 대왕암공원과 남구 고래문화특구, 태화강국가정원과 반구대암각화를 둘러보고 나면 울산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다르게 바라본다. 실제로 울산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찬 콘텐츠가 가득한 도시다. 다만 이 같은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 콘텐츠를 연결하는 인프라와 관광객들의 즐길거리를 보
1598년 12월, 겨울 몸서리 치는 북풍이 남해바다를 휘몰아친 날 왜장 고니시는 이순신의 눈치를 살폈다. 7년을 이어온 조일전쟁은 이미 결기를 잃었지만 퇴로가 막혔다. 철수를 위해서는 이순신의 묵인이 필요했다. 다급해진 고니시는 명의 도독 진린의 옆구리를 찔러 이순신을 설득해 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그 지루한 협상의 순간에 오직 한사람 이순신은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다. 한놈의 왜적도 산채로 보내서는 안된다. 이순신의 결기는 400여년 전 노량의 겨울, 새벽 바다에 처절한 북소리로 요동쳤다. 영화 ‘노량’의 마지막
(사설)고향기부금의 모범적 활용방안 제시한 울산 남구지방 소명, 인구위기에 놓인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취지로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도니지 1년이 지났다.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고, 지방정부는 기부금을 통해 지역 재정을 늘릴 수 있는 상생의 제도라는 취지와 함께 개인의 기부가 고향을 살리고, 국가균형발전에 보탬이 된다는 여러 가지 장점도 부각됐다. 하지만 이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 첫해는 현실적인 문제도 나타났다. 홍보 부족과 실질적 혜택에 대한 확신 부족 등으로 예상보다 기부 실적이
(사설)울산, 떼까마귀와 헤어질 결심 할 수 있나울산 태화강의 겨울 진객 떼까마귀가 올해도 국내외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운영한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 생태해설장을 일단 종료 됐다고 밝혔다. 한달간 실시한 생태해설장의 인기는 해마다 높아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도 모두 1665명이 해설장을 방문해 실제 해설을 듣고 생태 체험을 학습했다. 참여한 사람드르이 지역별 분포도 다양했다. 서울과 부산, 경기 등에서 90여 명이 다녀갔고 캐나다, 중국에서 온 외국인도 있었다. 생태해설장은 장관을 연
(사설)끊이지 않는 테트라포드 사고 근본 대책 없나울산의 바닷가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천연 낚시터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문제는 해안의 파도나 해일을 막는 용도로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 사고다. 거대한 구조물인 테트라포드는 서로 얽히는 구조로 설치돼 해안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조물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안전사고다. 물론 테트라포드 자체가 사람이 다니는 구조물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사고 자체를 염두에 둔 구조물은 아니다. 하지만 해안이나 방파제 등에 설치된 테트라포드의 경우
매일시론공급망 3법, 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김은영 울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 박사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심화되면서 공급망 교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9일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하 자원안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5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이른바 소부장특별법 개정안 통과와 12월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이하 공급망기본법) 제정에 이어 이번 자원안보법 통과로 '공급망 3법'이 완성됐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으로 소
‘김건희 특검법’이 연초 정국을 달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밀하게 준비한 민주당의 총선 시나리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국면이다. 2년전 대선정국 때부터 민주당과 좌파진영을 중심으로 피어오른 이른바 ‘여사 리스크’가 소문과 음모를 더해 용산의 담을 넘는 형세다. 물론 모든 의혹이 음모와 과장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선 정국에서 내조에만 전념하겠다고 대국민 성명을 낸 김건희 여사의 이후 언행이 문제를 키웠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류의 풍문이 특검 사안까지 되는 것인가는 논란이 여전하다. 일단 팩트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