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주 울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부원장

 2020년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심근경색증 치료지침 중 생활습관에서 가장 첫 권고 사항은 바로 금연입니다. 영국의학저널에서 2018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비흡연자와 비교해 하루 1개피 흡연자는 1.65배, 5개피 흡연자는 1.72배, 20개피 흡연자는 2.34배 정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관상동맥질환자가 금연하면 36% 정도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흡연량을 줄이는 것 보다는 아예 중단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관상동맥 석회화는 심장이 주는 경고

 요즘 검진시 관상동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에 대한 검사가 많이 행해집니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수도 파이프 같은 혈관입니다. 수도 파이프가 오래되면 찌꺼기가 침착해 좁아지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찌꺼기 중에는 돌처럼 단단한 부분도 있고 비교적 단단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관상동맥에서 생기는 찌꺼기 같은 것을 동맥경화판이라고 하고, 동맥경화판 중 돌처럼 단단한 부분을 관상동맥이 석회화(calcification)됐다라고 합니다. 이 부분이 CT에서는 뼈처럼 하얀 석회화로 보이게 됩니다. 일반 흉부 CT에서는 관상동맥 부위에 석회화가 있다는 정도의 정보만을 알 수 있고, 석회화 된 부분의 정확한 정량화나 관상동맥 내부에 석회화가 아닌 동맥경화판에 대한 정보, 혈관의 협착 정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심장내과 외래에서는 어떻게 접근할까요?

 일반 흉부 CT나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심장 CT에서 석회화가 있어 외래에 내원한 경우 가장 중요하게 문의하는 것은 활동할 때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가족력, 흡연 등의 위험 인자를 동반하고 있는 지 여부도 조사합니다.

 이에 따라서 관상동맥에 대해 조영제를 사용한 심장 CT나 관상동맥 조영술과 같은 정밀 검사를 진행할 지 아스피린이나 스타틴과 같은 항혈소판제나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사용할 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심장 CT에서는 석회화를 점수 체계를 적용할 수 있으며, 점수에 따라 미래 심장 사건의 위험도 평가를 하고 즉각적으로 조영술을 시행하거나 약물 치료의 강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CT에서 보이는 석회화는 관상동맥 내부의 동맥경화판의 양이 어느 정도 되겠구나 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무시해버릴 소견은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 정도로 심각한 소견은 아닙니다. CT에서 관상동맥 석회화가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내과 외래에서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상담을 받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나 검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 급성심근경색의 증상 및 치료 

 겨울이 되면 특히 신경을 써야 할 질환이 있습니다. 심혈관질환인데요. 심혈관질환은 가을의 정점인 10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갑작스러운 기온하락은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기온이 낮아져 혈관이 잘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심근경색 환자의 절반은 평소 증상이 없지만, 나머지 절반은 증상이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에 속합니다.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엔 어떤 게 있을까요?

 심근경색 환자 절반은 걸을 때 가슴이 아픈 증상을 겪습니다. 쉬면 괜찮은데 걷거나,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흉통이 생깁니다. 보통 5~20분 지속되고 사라진다. 다만, 심장이 아플 때 환자들은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가리키지 못합니다. 가슴 외에 목, 명치가 아프기도 하고 방사통이 생겨 팔 안쪽에 통증이 오기도 합니다. 걸을 때 이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질 때는 더 위험한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계단을 오를 때만 흉통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걷기만 해도 아프거나, 옛날에는 통증이 5분이면 가라앉았는데 최근에는 20분 넘게 지속되는 식입니다.

 

#심근경색증의 예방 및 대처법

 심근경색증의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죽상경화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죽상경화증의 유발 요인은 흡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입니다. 이를 잘 조절한다면 심근경색증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하고, 민간요법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기저질환이 있다면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질병을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심근경색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했다면 119에 연락해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내원해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청심환처럼 민간요법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운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동하는 동안에 부정맥이 발생해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구급차로 이동할 것을 권장합니다. 심근경색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혈전 제거술이나 스텐트 시술 등이 시행됩니다.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모든 환자에서 시행하고 시술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시행됩니다.

 심근경색을 더 주의해야 하는 고위험군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비만한 사람입니다. 

 직계 가족 중 남자는 55세 미만, 여자는 65세 미만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사람이 있어도 유전적으로 고위험군여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경(死境)을 헤맨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사기로에 처해 죽음 문턱 오가는 상황을 말합니다. 심정지(心停止)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심정지 및 급사는 평소 얼마나 혈관을 관리하는냐에 달려 있습니다.

최병주 울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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