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술 선생 투옥당시 신상카드
이관술 선생 투옥당시 신상카드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1905~1950)선생의 독립활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제하 비밀결사 운동의 존재 모습과 미군정이 주도해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선정판사위폐사건’의 성격 규정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유적비.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유적비.

 

 

#공산주의자 낙인 명예회복 모색 

 이관술 선생은 ‘조선정판사위폐사건’으로 수감돼 대전형무소에 투옥됐고, 한국전쟁 발발 직후 처형됐다.

 성균관대학교 수선사학회와 동아시아역사연구소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6층 소향강의실에서 ‘이관술과 그의 시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902년 울산 입암에서 출생한 이관술선생은 서울 중동고와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제강점기 1930~1940년대 항일운동을 했다. 

 해방 직후 잡지 <선구>의 최초 정치여론조사(1945년 12월)에서 여운형, 이승만, 김구, 박헌영에 이어 ‘가장 양심적이고 역량 있는 정치지도자’ 5위에 선정될 만큼 현대사 속 주요 인물이었다. 

 이관술 선생 처형의 원인이 된 ‘조선정판사위폐사건’은 1945년 10월 20일부터 6회에 걸쳐 조선정판사 사장 박낙종 등 조선공산당원 7명이 위조지폐를 발행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에서 이관술 선생이 위조지폐를 전달받아 공산당활동비로 썼다는 것. 유가족과 일부 학자들은 조선정판사위폐사건을 미군정이 주도해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관술 선생의 막내딸 이경환(88)씨는 앞서 2012년 "학암 선생이 국가 공권력에 억울하게 희생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고 2015년 3월 27일 대법원은 승소 확정판결했다.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생가를 바라보고 있는 외손녀 손옥희씨.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생가를 바라보고 있는 외손녀 손옥희씨.

 

 이 씨는 현재 노환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며 이관술 선생의 외손녀 손옥희씨가 기념사업회와 함께 학암선생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는 사회주의를 배제하거나 저평가해 온 기존의 역사학 연구에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이를 통해 한국 근대사와 독립운동사 연구의 문제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술대회는 손문호 이관술기념사업회 대표의 축사를 시작으로, 총 네 개 주제로 진행한다. 

 제1주제 ‘반제동맹사건과 이관술’발표는 박한용(한국사회조사연구소)이, 토론은 정용서(연세의료원)가 참여한다. 

 제2주제 ‘이재유그룹과 이관술’ 발표는 전명혁(동국대학교)이, 토론은 조형열(동아대학교)이 맡는다. 

 제3주제 ‘경성콤그룹과 이관술’ 발표는 임경석(성균관대학교)이, 토론은 박종린(한남대학교)이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제4주제 ‘조선정판사위폐사건과 이관술’ 발표는 임성욱(한국외국어대학교)이, 토론은 정용욱(서울대학교)이 맡는다. 주제 발표와 토론 이후에는 김경일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사회로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옥중 서신.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학암 이관술 선생 옥중 서신.

 

 

#"기념관 건립 등 사업 이어갈 것" 

 수선사학회와 동아시아역사연구소는 "이번 학술대회가 곡해됐거나 미처 해명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풍요롭게 하는 자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특히 일제하 비밀결사 운동의 존재 양태와 ‘정판사위폐사건’의 성격 규정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심화되고 이관술에 관한 학문적 담론이 더욱 활발하게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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