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읊다>

반구대 암각화

박진환



불가능이 가능으로 있다

육지 동물과 바닷고기가 함께 산다



사랑 땅

새끼 밴 암놈 곁에 호랑이가 함정에 빠졌다

움칠하는 표범 너머

멧돼지는 놀리는 듯 교미한다

자랄 듯 자란 새끼를 집 떠나보낼 심상으로

어미 사슴도 젊은 수컷과 다음의 해후를 푼다

이곳엔 사랑만 있다



투쟁의 바다

인간의 쏜 작살 맞은 고래 결에

거북이 몇 마리 사람을 에워싸고

새끼를 보호하는 고래

순산하려는 범고래와

귀신고래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북으로 북으로 헤엄친다

물개만 놀란 여유로 허우적거리고 있다



탐욕 인간

그물과 배 인간의 함정에 몇 마리 속아 들었다



다시 수천 년이 지나 사람만이 표독하게 변했다

사람이 사람을 올가미 씌우는 지금

인칸이 가장 무서운 세상이 왔다

수천 년 무언은 욕심을 버려라



2009년<문장 21>시조, 2013년<문학공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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