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브네 / 'GRIB 1' / 토치절단·강철에 왁스 / 225×215×3.5(㎝)
베르나르 브네 / 'GRIB 1' / 토치절단·강철에 왁스 / 225×215×3.5(㎝)





시원한 붓질을 보는듯한 이 조형물의 작가는 프랑스 태생의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1941- )다. 그리고 이 작품은 종이 위의 낙서가 아니라 강철 부조이다. 베르나르 브네는 철(압연강)을 재료로 대형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로 유명하다. 가공하지 않은 육중한 철선을 엿가락처럼 휘어 미니멀하지만 역동성 최고인 거대한 강철드로잉 걸작을 창조하는 그는 동시대 연금술사 같은 존재이다. 또한 브네는 미국 작가 프랭크 스텔라와 함께 미니멀리즘 미술을 선도한 인물이며, 그의 예술은 입체 작업뿐만 아니라 회화, 퍼포먼스, 사진, 건축, 디자인 등 매우 다양한 장르에 폭넓게 펼쳐져 있다.

'GRIB1'은 2011년부터 시작한 연작 중 하나이다. 제목(낙서를 뜻하는 'gribouillage'에서 가져온 말)처럼 휘갈겨진 형상이 한자 초서체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도 강철로 만든 부조 작품이다. 육중한 철판의 무게감이 속도감 있고 경쾌한 낙서의 선으로 상쇄되어 있다. 철 조각의 전통적 방식에 도전한 그의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우연과 발견이 조합된 결과물들이다. 통제되지 않고 경계와 원칙도 없는 그의 조형 세계를 감상하는 데는 '프랭크 스텔라'의 발언이 유용하다. "당신이 보는 것이 보는 것이다(What you see is what you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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