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허로(虛勞)'를 이기는 방법



강락원 울산 동인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강락원 울산 동인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우리 마음에 평안이 없을 때, 두려움이 생기고 여유가 없어지며 조급해지곤 합니다. 몸은 몸대로 지치고 과로하게 되는데요. 이때, 우리 몸의 에너지가 되는 정과 혈이 균형을 잃게 되고 얼굴의 눈, 코, 입에 비정상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럴 경우 평소에는 잘 나오지 않는 눈물이 웃거나 바람을 쐬기라도 하면 줄줄 흐르고, 코에는 콧물이 많아지며, 귀가 울리거나 소리가 잘 들이지 않게 됩니다. 입은 음식을 씹어도 마르고, 잠 잘 때에는 침이 넘쳐 흐르며, 낮에 잠이 많아지고 밤에 잠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방에서 허로라고 진단하는 병이 있습니다. 식욕이 감소하고 정신이 상쾌하지 않으며, 몸 전신의 관절근육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몸에 진땀이 나고 기침 가래가 생기고 소변량이 감소하기에 이를 감기몸살로 오해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허로는 몸속의 골수와 기혈과 영양소가 부족해서 생깁니다. 이땐 감기 몸살약을 사용해도 낫지 않습니다. 이를 제때 다스리지 못하면 우리 몸이 자칫 위험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급격한 체력 약화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입맛이 없고 살이 빠지는 현상으로 이어져 큰 병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허로의 증상이 보인다면 한의사와 상담하여 증상에 맞는 한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습니다. 음양기혈을 보충하고, 뱃속의 양기 순환을 촉진시키고, 소변 이상을 개선시키는 처방이 가능합니다.



한약처방 외에 일상생활에 지킬 수 있는 건강법이 있습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머리털에 손이나, 빗으로 빗질을 많이 하며, 손은 항상 눈 코 입 귀를 지압하듯이 만지며 주물러주면 좋습니다. 치아는 자주 마주치게 하고, 침이 생기면 뱉지 말고 항상 삼켜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 치아가 약해지면 우유가 효과적입니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우유와 청주(포도주)를 10:1의 비율로 희석해 따뜻하게 데워 드시고, 이때 곧바로 마시지 말고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침을 섞어 7번 정도 혀를 굴려서 삼켜주면 좋습니다.



우유가 어렵다면 무우, 부추, 연근을 생즙으로 내어서 청주를 조금 타서 드셔도 좋겠습니다. 생즙은 혈액을 정화하여 심장를 건강하게 합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호박죽, 들깨죽, 전복죽에 우유를 섞어서 따뜻하게 한그릇 드시면 좋습니다.

식후에 손으로 배를 묻지르면서 100보 정도 천천히 걷고 조용히 앉아서 10분이상 휴식을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봄철에는 부드러운 제철 나물로 식욕을 증진시켜 겨울에 움츠렸던 근육과 기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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