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연령별 질환과 대응법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최지형 교수가 진료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최지형 교수가 진료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요즘, 우리 눈은 피로하다. 눈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려우므로 어릴 때부터 평생 잘 관리해야 한다.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최지형교수의 도움으로 나이별 눈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7세 이전

아이들의 시력은 만 7~8세 전후에 대부분 완성된다. 눈은 발달 상황을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므로 평소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약시나 사시처럼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은 일찍 발견할수록 조기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약시는 안과 정밀 검사로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양쪽 눈의 시력이 차이가 나고 안경을 쓰고도 교정시력이 0.8 이하로 나올 때를 말한다. 사시는 안구의 위치 정렬이 어긋나 한쪽 눈이 상대적으로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틀어진 상태를 말한다. 소아 사시가 있으면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진단과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근시,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있을 때는 교정용 안경을 써야 한다.

#10세 미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결막염 환자 수가 2019년 기준 457만 명이었다. 이 중 10세 미만 환자 비율이 약 18%다. 아이는 어른보다 면역력이 낮아 결막염과 같은 염증 질환에 취약하다. 결막은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으로, 눈물이 안구 표면에 잘 머무를 수 있도록 점액을 분비하고 안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결막에 염증이 생기면 눈이 가렵고 붉어지며, 눈에서 찐득한 분비물이 나온다. 아이들은 눈이 불편하고 이물감이 생기면 쉽게 눈을 비비는데, 이 때문에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심하면 시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습관적으로 눈 주변을 만지거나 비비지 않게 조심한다.

# 20~30대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눈 표면의 수분이 증발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가을, 겨울에는 바깥 날씨가 차고, 실내에서 난방 기기를 자주 사용해 눈이 건조해지기 쉽다. 더불어 컴퓨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 또는 콘택트렌즈 착용과 라식, 라섹 등 레이저를 이용한 근시교정술, 백내장 수술 등도 원인이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막염, 결막 결석, 각막궤양 같은 2차성 안질환이 생기거나,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안구 건조 증상을 완화하려면 온·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가습기를 사용해 40~70%로 맞추고 얼굴에 히터와 같은 난방기기를 직접 쐬지 않게 주의한다.

# 40대

40대가 되면 노안이 시작되는 등 눈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이때부터 녹내장도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이상이 발생해 시신경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안압 상승과 노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증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전체 녹내장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급성 녹내장은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상 안압은 10~21mmHg지만, 사람에 따라 안압이 정상 범위여도 시신경이 손상될 때가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 외에도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성인병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 60대 이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황반변성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5년간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전체 진료 인원 중 70대가 32.9%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31.6%, 80세 이상이 18.6%를 차지했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의 망막 중심부에 위치하는 황반부가 변화해 시력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은 지름 약 1.5mm로 누르스름한 빛깔을 띠는데,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어 색을 구별하고 사물을 뚜렷하게 보게 한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 증상, 사람을 쳐다볼 때 얼굴은 안 보이고 팔·다리만 보이는 중심암점 증상 등이 나타난다. 황반변성과 같은 노인성 안질환으로 생기는 시력 저하는 치매, 낙상, 우울증 위험을 높여 삶의 질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나이 들면서 생기는 산화작용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 70대 이상

지난 2019년 안질환 진료 환자 수 1,509만 명 중 노년백내장을 지닌 환자는 118만 명으로 알려졌다. 그중 70대가 11.3%를 차지한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불투명해져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정체의 혼탁이 심할수록 시력 저하가 심해지고 눈부심과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증상이 발생한다. 노화뿐만 아니라 자외선 노출, 흡연 등 환경적 요인이 백내장 유발의 중요한 원인이다. 백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녹내장이나 황반변성과 달리 수술로 시력 회복이 가능하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에 2~3mm의 작은 구멍을 내어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한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백내장은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시기 결정이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져 수술 난도가 높아지지만, 수술을 너무 빨리 받아도 시력 불편을 느끼거나 안구건조증이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일상생활이 불편할 때 수술받는 것이 적당하다. 백내장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외출 시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게 하고, 담배를 끊으면 도움이 된다. 작업이나 레저 활동 중에 눈을 보호하는 보안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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