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좌익 항일운동가 이관술 선생(1902~1950·사진)이 명예를 일부 회복했다.

지난달 27일 이관술 선생의 막내딸 이경환(81·경주시 강동면 양동리)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승소 판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막내딸 이씨는 아버지가 사법절차 없이 처형됐다며 2012년 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었다.

이관술 선생은 1946년 7월 6일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으로 체포돼 무기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4월 대전형무소로 이감됐다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 7월 3일 정치범 1,800명과 함께 대전 동구 산내면 낭월동 골령골에서 총살당했다.

이관술 선생의 외손녀 손옥희(56·경주 안강여고 교사)씨는“처형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라 완전한 명예회복이 아니지만‘공산주의자 가족’이라는 멍에로 멸시와 냉대 속에 한평생을 살아야 했던 유족들의 한 맺힌 삶이 작으나마 보상된 듯하다”면서“이제 외할아버지의 무죄만 증명된다면 한이 없겠다”고 말했다.

이관술 선생은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했던 1930년대와 1940년대 사회주의계열 단체에서 활동하며 노동운동가로 항일 투쟁에 앞장섰으며, 해방 직후에는 조선공산당과 남조선로동당의 간부를 지냈다.

현재 유족들은 “해방 후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을 아버지가 주도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재심의를 위한 자료를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수집하고 있다.

한편 울산매일신문은 1992년과 1993년에 걸쳐 이관술 선생이 대학시절을 보낸 일본 현지취재 등을 통해 선생의 일대기를 재조명한 기획시리즈를 30여회 다룬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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