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가 울산 남구 14개 동 모두에서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결과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전 국민의힘이 장악했던 때로 회귀한 수준이다. 이로써 민주당과 진보진영에는 당장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 속내가 복잡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으로서도 아직은 판세가 살얼음판 위에 있다고 보고 이를 굳이기 위한 고심이 깊다.



#남구 동별로 고르게 높은 득표율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남구청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가 63.73%인 6만9,689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석겸 후보는 22.15%인 2만4,223표, 진보당 김진석 후보는 14.11%인 1만5,431표를 얻었다.

서 후보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표 차이를 크게 벌리며 대승을 거뒀는데 동별로 살펴봐도 큰 편차 없이 고루 득표했다. 남구 전체 14개 동 가운데 2곳은 70%대, 1곳은 50%대, 나머지 11개 동은 60%대의 득표율을 얻었다.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지역은 신정1동으로 약 72%, 신정5동 70%, 신정2동 69%, 신정3동 68%, 야음장생포동 67% 등의 순이다.

국민의힘에서 열세지역으로 분류한 지역에서도 대부분 선방했다. 상권 중심지인 삼산동에서 60%, 대학가인 무거동에서 61%, 신정4동에서는 62%를 얻었다. 김진석 후보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대현동에서도 유일한 50%대이지만 57%로 적지 않은 득표율을 거뒀다. 서 후보는 본투표에서 사전투표보다 더 많은 득표율을 거둔 것으로도 확인됐다.

울주군 나선거구 군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기홍 후보가 범서, 청량 모두 승리했다. 범서는 민주당의 세가 강한데다 중앙 민심의 영향이 큰 지역이고, 청량은 맞상대했던 민주당 김기락 후보의 본진임에도 모두 이겼다.



#‘여당 책임론’ 공세...각 정당 속내는?

지난해 총선에 이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확연히 드러난 이 같은 표심의 결과를 놓고 각 정당에서는 결과 분석과 함께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국민의힘은 “밑바닥 표심이 돌아선 것이 확인됐다”고 자평하면서 “무능하고 부패했음에도 진정 뉘우침이 없는 집권세력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중앙에서부터 불어온 부동산 정책 등의 이슈로 현 정권에 실망한 결과이지, 국민의힘에 대한 ‘훈풍’인지는 확실치 않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자만은 경계하고 쇄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진영 단체인 울산시민연대는 민주당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돌렸다. 시민연대는 “여당이 져야 할 선거에 졌다”며 “김진규 전 청장의 선거법 위반으로 이번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했고, 광장의 촛불을 바탕으로 들어선 정권이 4년 만에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즉,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여당의 총체적 실패가 이번 선거의 바탕에 있다”고 평가했다.

불과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 놓고 울산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행정과 경제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남구에서 큰 표 차이로 진 민주당으로서는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남은 기간동안 울산시민의 마음을 돌려놓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울산시당은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민의 질책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통찰하겠다”며 “기대에서 실망으로, 실망에서 분노로 흘러가는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성찰하고 혁신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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