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경 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교수

저출산 여파 유아교육기관 전문인력 감소
출산·양육친화도시 만들기 현실적인 해답
행정·복지 교육 등 사회 전방위 노력 필요

저출산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통계청은 올해 연초 지난해 출생아 수 26만5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도 출생아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만 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021년 기준(2022년 3월 발표) 0.81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저치이자 세계 최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1명을 밑도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 수치 또한 OECD 평균(1.61명)의 절반이다. 올해는 그마저 0.7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누적 혼인 건수가 처음으로 20만 건을 밑돌았다고 하니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20년 기준 출산율은 0.98로 전년도 1.08명이었던 것에 비해 0.1명 감소했다.
저출산은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사회문제로서, 인구학적 현상으로만 간주될 수 없다. 저출산 현상은 우선 저사망 현상과 상호작용을 통해 인구 규모와 구조를 변경시키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인구고령화이다. 즉, 인구고령화 현상은 전체 인구 중 노인의 비율이 높아짐을 의미하며, 인구구조의 불균형은 이와 연계된 경제, 행정, 교육, 복지, 산업 등의 영역에 상당한 위험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유아교육현장 또한 저출산에서 오게 되는 부정적 파급효과에 영향을 받는 영역이며 이로 인해 유아교육기관과 영유아를 교육하는 유아교사 수의 급격한 감소와 맞물려 유아관련 직업군에 대한 선호도 저하에 따른 관련 전공학과의 입학생 감소 등의 현상은 유아교육의 질 확보의 중요한 위협요인이다.
지난 2년간 저출산에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유아교육기관이 줄폐업하고 있는 상황이며 울산지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어린이집의 경우 2020년 12월 기준 790개였던 어린이집은 21년 720개가 됐으며, 보육교사 수 또한 2020년 7,508명이었던 것이 21년 7,195명으로 감소했다.
유치원의 경우 20년 전체 198개였던 것이 21년 196개로, 교사의 경우 2020년 1,208명에서 2021년 1,187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출산율 상승 즉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을 신중히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며 해결을 위한 방안의 중심에 영유아가 있어야 하고, 그들의 부모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 구성원, 예를 들어 지역사회 주민, 행·재정 전문가, 교육전문가 등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된 포괄적인 해결방이 제안돼야 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한데 모아져야 할 것이다.
저출산과 관련해 정부는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9%인 89곳을 인구가 줄어 소멸 위기에 놓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연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 대응기금 투입 등 지원책을 제안한 바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기초 자치단체들은 공통적으로 교육, 교통, 주거, 문화 등과 관련된 생활양식의 혁신 등을 통한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정책들을 제안한다.
정주여건에서의 ‘정주(定住)’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을 뜻하고 ‘여건(與件)’은 ‘주어진 조건’을 뜻한다. 즉 혼자 혹은 가족과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을 영위하는 환경의 정도를 정주여건이라고 하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또한 ‘정주여건’의 개선과 맞닿아 있으며 이 또한 결국엔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며 살기 좋은 여성친화도시를 조성’ 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방안들이 제시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와 지역 내 전문 직업 인력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 내 고등직업교육 기관과 연계한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지역 내 경제인구 증가 및 포괄적 보육지원 서비스 질 강화를 위한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울산지역의 유아교사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고등직업교육 현장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지역사회 유아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현장에서의 끊임없는 노력들이 하나 둘 보탬이 돼 울산지역의 정주여건 개선과 이를 통한 저출산 문제의 극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래본다.

유수경 울산과학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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