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자 수구다라니 통일신라, 종이에 먹 채색, 전 경주 남산 출토, 29.7×30.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범자 수구다라니 통일신라, 종이에 먹 채색, 전 경주 남산 출토, 29.7×30.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자 수구다라니 통일신라, 종이에 먹 채색, 전 경주 남산 출토, 29.5×30.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자 수구다라니 통일신라, 종이에 먹 채색, 전 경주 남산 출토, 29.5×30.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통일신라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을 담은 '부적'인 수구다라니가 처음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4일 '수구다라니, 아주 오래된 비밀의 부적' 특별전을 개막했다.

불교에서는 예로부터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다라니 혹은 진언(眞言·진실해 거짓이 없는 말이라는 뜻)이라 불리는 주문을 외웠다. 특히 수구다라니는 외우는 즉시 바라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해 널리 유행했다.

수구다라니 음을 써서 팔이나 목에 착용하고 다니면 영험한 기운이 전해져 효험을 볼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몸에 지니거나 불상 안에 넣는 등 마치 부적처럼 여겼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수구다라니 유물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다라니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조선총독부가 유물을 입수했을 당시에는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2020년 경주 남산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처음 소개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이 보존 처리와 조사·연구를 진행하며 종이 하나에 붙어 있던 두 다라니를 각각 분리했고, 원래 형태도 되찾았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다라니는 고려와 조선에서 만든 것뿐이라고 알려졌으나, 오랜 기간 보존 처리를 끝낸 통일신라의 수구다라니를 처음 공개하는 것이 박물관측의 설명이다.

가로 30.3㎝, 세로 29.7㎝ 크기의 수구다라니에는 여러 번 접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러 조각으로 분리된 종이 위로 범자(梵字·고대 인도 문자를 통칭해 이르는 말)가 적혀 있고, 오른손에 금강저(金剛杵·불교 의식에서 쓰는 용구)를 든 금강신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수구다라니는 가로 30.9㎝, 세로 29.5㎝ 크기로 한자로 적혀 있다.

수구다라니가 담겨 있었던 경합(經盒) 역시 주목할 만한 유물이다. 내년 1월 28일까지 전시.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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