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17일 전국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처용무의 역사성을 대주제로 학술 포럼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울산 역사계 등에서 울산이 그동안 쌓아온 처용 콘텐츠를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주에서 17일 전국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처용무의 역사성을 대주제로 학술 포럼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울산 역사계 등에서 울산이 그동안 쌓아온 처용 콘텐츠를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울산에서 처용무에 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즈음해 경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는 듯 해요"

"울산에서 버린 처용축제 경주에서 살리려는 모습이 좋은데요"

"뺏기 전에 찾아옵시다"

"빼앗긴 후의 후회는 관용의 표상일까요?"

경주에서 전국학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처용무의 역사성을 대주제로 학술 포럼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울산 역사계 등에서 울산이 그동안 쌓아온 처용 콘텐츠를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이 주관하는 '경주처용무 포럼'이 <경주, 처용무의 역사성>을 주제로 17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열린 '경주에서의 처용무 연행 그 의미와 전망'에 이어 두 해째 열리는 이번 포럼에선 경주시장과 시의장, 국회의원의 축사가 예정돼 있고, 동국대학교 김성혜 교수가 '처용무의 역사도시 울산인가 경주인가'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는 등 처용무의 역사성뿐 아니라 기원, 전승, 정체성까지 다루고 있어 올해부터 처용문화제를 열지 않고 있는 울산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6일 포럼 행사 준비에 전반적으로 관여한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학술포럼은 경주가 과거에 품었을 처용무에 관한 연구와 학술적 조명"이라고 밝히며 신라무형문화유산인 처용무를 두고 그 근원의 도시가 울산인가, 경주인가를 구분 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대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울산, 경주 모두 신라, 서라벌인데 각 도시를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처용이 처음 등장한 곳은 울산의 개운포이지만 처용설화는 신라 왕경에서 나왔다"며 "오랫동안 경주에서는 처용기행, 분향 례, 능에서의 처용무 재현 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이번 포럼 또한 처용무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잡아가는 과정인 만큼, 지역을 나누기보다 문화 유산콘텐츠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길 꺼린 울산의 한 문화예술인은 "'처용'은 울산 시민들이 다 아는 울산을 아우르는 울산 콘텐츠다. 울산에서 키워온 '처용'을 놓는 순간, 이웃 경주에서 갖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는데 경주에서 문화 유산콘텐츠로 그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기도 하면서 그동안 울산이 쌓아온 처용 관련 성과물들을 하루아침에 날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든다"라고 말했다.

처용무는 879년 신라 헌강왕 때 발생한 처용 설화에서 비롯된 신라 춤이다. 당시 왕도(王都)에서는 처용무가 연행됐고 신라 이후, 고려와 조선에 전승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울산은 남구 개운포와 관련된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1995년 제29회 울산공업축제부터 '처용문화제'로 명칭을 변경해 지난해까지 56회 행사를 열어왔다. 행사 기간 잦은 명칭 변경과 정체성 논란으로 번져 종교계 일각의 반대 목소리까지 가세하면서 축제는 점차 축소됐으며, 올해부터는 처용문화제를 폐지하고 울산공업축제를 울산대표축제로 열고 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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