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울산 문화재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는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울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아미타여래구존도'도 국가지정문화재에 이름을 올렸다.

 

반구천의 암각화, 잠정목록 등재 13년만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돼

천전리 각석도 ‘암각화’로 명칭 변경 추진 힘 보태

불화 ‘아미타여래구존도’ 조선전기작 중 유일한 채색

사적 의의 커 국가문화재로

중구‘마두희’·  판각장도 울산시 무형문화재 지정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절차는 모두 마무리돼 이르면 2025년에 등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문화재청 제공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절차는 모두 마무리돼 이르면 2025년에 등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문화재청 제공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신청 대상으로

우리 선사 문화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절차는 모두 마무리돼 이르면 2025년에 등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등재 신청 대상 선정은 지난 2010년 1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로는 13년 만이다.'반구천의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된 울산광역시의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전부 포함한 유산으로,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하면서 명칭을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라 한다고 밝혔으나, 최종적으로는 '반구천의 암각화'로 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들 유산이 동아시아 연안 지역인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를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렸고, 그중에서도 특히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그린 그림에는 선사인의 창의성이 담겨 있으며, 바위 면에 남아 있는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가 약 6000년 동안 암각 제작 전통이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증거라는 점에서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이달 27일 문화재청에 제출했으며, 문화재청은 1월 중에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네스코의 현지 실사와 평가를 거치면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

◆'울주 천전리 각석' 명칭 변경 추진

'울주 천전리 각석' 이름이 국보 지정 50년 만에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의 생활이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1970년 12월 동국대학교 박물관 학술조사단에 의해 발견됐으며 1973년 5월 4일, 국보로 지정됐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울주 천전리 각석에 신라시대 글자 이외에도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다양한 바위그림이 있다는 점을 들어 포괄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암각화'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각종 논문과 관련 도서, 행사에서는 '울주 천전리 암각화'로 다수 쓰이고 있다.

또 울산시가 추진 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세계유산 등재 명칭이 '반구천의 암각화'로, 두 유산의 명칭을 통일해 동일 유산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등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와 위원회의 권고도 있었다.

지난 6월, '천전리 각석'을 '천전리 암각화'로 명칭 변경하는 사항이 시 문화재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고, 문화재청에 명칭 변경을 신청해 현재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친 상황이다. 문화재청은 조만간 명칭 변경 예고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 천전리 각석이 국보 지정 50년 만에 '울주 천전리 암각화'로 이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울주 천전리 각석이 국보 지정 50년 만에 '울주 천전리 암각화'로 이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아미타여래구존도' 보물로 지정

지난 6월 울산박물관이 소장 중인 '아미타여래구존도'가 보물로 지정됐다.

'아미타여래구존도'는 부처인 여래가 서방 극락세계에서 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설법하거나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장면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565년에 제작돼 제작연대가 정확하다. 또한 조선 전기에 제작된 아미타여래구존도 6점 중에 유일하게 채색 불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울산박물관은 지난 9월 울산박물관 2층 역사실에서 제3차 반짝 전시 '울산의 보물, 아미타여래구존도'를 통해 의미와 보물적 가치, 불화의 구성, 우리나라의 아미타여래구존도에 대한 설명을 펼치기도 쳤다.

 

 

 

 

울산박물관이 소장중인 '아미타여래구존도'
울산박물관이 소장중인 '아미타여래구존도'
 

 

◆'마두희'·'판각장' 시 무형문화재로

울산 중구의 '마두희'가 12월 울산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 2021년 처음 신청서를 제출한 지 세 번째만이었다.

마두희는 1749년(영조 25년) 편찬된 '학성지' 등에 기록됐으며, 1940년대 후반까지 울산읍과 병영을 중심으로 전승된 줄다리기다.

울산마두희보존회가 2017년에 창립해 마두희 보존과 전승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전수 활동 기여도가 탁월해 보유단체로 인정받았다.

심의위에서 그동안 꾸준히 보완을 요구해 온 복식 고증과 비녀목과 관련 사항은 올 행사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올해 행사에서는 '줄고사'가 열리지 않아 문화재위원들은 내년부터 '줄고사'를 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마두희'는 이후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에 이름을 올린 뒤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나뭇조각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장인인 '판각장'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판각장 기술 보유자인 한초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 이수자다. 지난 199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오옥진 문하에 입문해 2007년 이수자로 선정돼 각자장 보유자와 함께 수원 화성행궁 현판, 경복궁 내 건청궁 현판 복원 제작, 운현궁 이로당 현판 외 복원 제작, 광화문 현판 복원 등 공동작업에 참여하며 서울에서 활동했다.

지난 2015년부터 울산 남구 신정동 시청 인근에 '전통판각예술원'이라는 작업공간을 두고 활동해 왔다. 지난해 조선 최고 명필, 한석봉이 초서로 쓴 천자문(석봉 초천자)의 '울산개간본'판각을 완성하기도 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1940년대 후반까지 울산읍과 병영을 중심으로 전승된 줄다리기, 울산 중구의 '마두희'가 12월 울산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울산매일 포토뱅크
1940년대 후반까지 울산읍과 병영을 중심으로 전승된 줄다리기, 울산 중구의 '마두희'가 12월 울산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울산매일 포토뱅크
 

 

 

 

 

 

나뭇조각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장인인 '판각장'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판각장 한초 한병옥 씨
나뭇조각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장인인 '판각장'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판각장 한초 한병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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