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착공식 시삽 장면. 울산매일 포토뱅크
지난해 3월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착공식 시삽 장면.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시가 추진중인 '울산의료원 건립' 사업이 지난해 예타에서 고배를 마시며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는 '경제성' 면에서 대안이 없다고 판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방향을 잡고 추진중이다.

하지만 현 정부와 정치권은 예타 없이 대규모 국가사업을 추진하는데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울산의료원이 아닌 지역 공공의료 구축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다.

17일 본지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울산시는 오는 2월 중 보건복지부와 사전협의를 거친 뒤 상반기 내 시민 의견수렴, 병상 규모 재기획, 지역 간 공공의료 불균형 해소 등을 골자로 한 예타 면제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 이어 광역시 중 의료원이 없는 광주와 함께 하반기 예타 면제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예타 불발에 예타 면제에 대한 정부 기조 등을 감안하면 언제 울산의료원을 건립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혁신적인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 정책을 펼치면서 의료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공공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다른 대안도 준비해야 한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울산의료원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뒤 재도전과 함께 '산재전문 공공병원 병상 추가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12-12번지 일원에 총 사업비 2,277억원을 투입해 건립을 진행중이다. 부지면적 3만3,000㎡, 연면적 4만7,962㎡, 지하 2층, 지상 8층의 3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병상 개수는 재활 160개, 일반 120개, 중환자실 16개, 음압 4개 등이다.

우선 긍정적인 면은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위치가 현 울산의료원 예정 부지인 북구 창평동 일원보다 접근성과 확장성이 낫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추가적으로 의료시설을 건립할 여유 부지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노동부 산하의 공공의료기관이라서 울산시와 협의만 잘 이뤄진다면 공공성을 추가로 확장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근 UNIST에서 추진중인 의과학대학과 연계가 가능하다면 연구분야 등에서도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산재전문 공공병원 역시 공공의료원과 마찬가지로 우수 의료진 수급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 의료기관과는 다르게 한정된 재원에 규정된 인력을 수급해 운영해야하는 만큼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진을 구성하는 것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립대병원 의사의 연봉 상한선을 없애 충분한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지만, 많은 환자와 질환 케이스를 볼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의사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대안은 울산의료원 재정을 공공성을 기반으로 지역 거점병원이자 권역 책임의료기관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최근 연세대학교의료원이 인천시 제2의료원 건립 예산을 송도세브란스병원 설립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 공공 재원을 활용해 질적 완성도가 높은 병원을 짓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울산시도 울산대병원이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더불어 지역에서 많은 부분의 공공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 만큼 비슷한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먼저 장점은 의료진 수급이나 병상 수 확보 과제는 안정적으로 해결된다. 또 지역 내 양질의 의료인재를 유입하는데도 훨씬 유리하다.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대병원 제2병원의 도심 중앙 건립을 도모하고자 부지 제공 의사를 내비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부지 무상임대와 달리 울산의료원 예산을 민간 의료기관에 투자하는 것은 국내 병원 건립사에 유래가 없었던 일이다. 특혜 시비가 붙을 수도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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