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관광 자원 가운데 영남알프스는 단연 독보적이다. 울주군에 걸친 9개의 봉우리와 직접 관할인 7개 준봉은 사계절 천연의 선물을 더해주는 울산 관광의 핵심이다. 바로 그 영남알프스의 케이블카 사업이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암초가 산재해 있다. 지난주에는 울산과 경남 양산, 밀양 지역 불교계와 환경단체 회원들이 울주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그런데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를 향한 울산 시민단체의 조속한 공사 촉구 목소리는 연일 이어지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새로운 복병도 나타났다.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국가유산청장이 사업자에게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오는 11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세계유산구역인 통도사의 스님들이 ‘통도사 입지 근간을 손상’ 한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새로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통도사는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가 생기면 수행 환경과 세계유산 주변 환경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케이블카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울주군이 추진하는 영남알프스케이블카 노선안의 경우 지난 2017년 검토했던 노선 중 하나로 당시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부적합한 안이라는 것이 반대단체의 지적이다. 하지만 울주군은 통도사 측의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도사에서 세계유산구역으로 인정받은 곳은 본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에서부터 입구 부도(승탑)까지라는 게 울주군의 입장이다. 상부정류장으로부터 통도사 본사까지는 직선거리 5㎞ 이상 떨어져 있고 영축산까지도 2㎞ 이상 떨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울주군은 케이블카가 세계유산의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통도사 스님들과 반대추진위는 이런 상황이 울주군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는 상황이다. 오는 5월까지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하고 주민설명회를 계획 중인 울주군이 차질 없는 공사를 위해서는 반대 측의 설득이 필요하다. 해당 지역의 법적 문제를 살피고 절충점을 찾는 자세가 필요한 대목이다. 반대 측도 거시적 관점에서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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