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사이에서는 ‘울산병원 이전·증축’ 등의 얘기가 벌써부터 심심찮게 돌고 있는데, 환자들이 화급을 다퉈 찾아야 할 의료기관들인 만큼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울산산재전문공공병원 건립 현장에 설치된 ‘울산병원이 곧 개원합니다. 2026년 개원예정’ 현수막을 보고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울산병원에 수십 건의 문의 전화가 들어왔다.
문의 내용은 대부분 “병원을 울주군으로 신축·이전하나”, “울산병원의 계열 병원을 울주군에 짓는가”하는 것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울산병원은 산재전문공공병원의 운영주최인 근로복지공단에 문제를 제기했고, 현수막은 정리됐다. 해당 현수막에 ‘울산병원’이라고 표기한 것은 실수로 확인됐다.
다만 병원의 정식 명칭이 울산 시민들이 익숙하게 접해 온 ‘울산산재전문공공병원’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이어서 앞으로도 혼동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취재진이 10여명의 시민들에게 산재전문공공병원의 공식 명칭이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인 것을 아느냐고 묻자 대부분 “몰랐다”고 답했다. 실제로 그동안 울산시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 건립을 홍보할 때마다 ‘산재전문공공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또 다수의 시민들이 “울산병원은 이미 있는데 헷갈리지 않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남구 주민 A씨는 “울산대병원과 울산병원도 이름이 비슷해 헷갈릴 때가 많다”면서 “또 병원 앞에 재단명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병원명만 부르지 재단명까지 붙여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단순 행정기관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명칭의 혼동으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은 울산 최초의 공공병원이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으로 지역거점 산업재해 진료와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울산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이자 보건복지부 지정 울산동북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심뇌·외과 주력의 급성기전문 병원이다.
환자의 병증에 따라 더 적합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 이름만 보고 잘못 찾아가게 되면 더 적합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진료 시기가 더 늦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울산병원 지난 3월부터 근로복지공단에 병원 명칭 구분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 내부 규정에 따라 병원 명칭을 정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실제 다른 지역에 개원한 병원들도 근로복지공단 뒤에 지역명을 딴 이름을 사용중이다. 현재 병원 명칭이 겹치는 곳은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과 대구병원,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과 의명의료재단 대전병원 두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병원 관계자는 “119구조대와 함께 오는 경우는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최근에는 환자들이 택시나 자차를 이용해 직접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많다”면서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이 달려있는 만큼 산재병원 같은 구분된 명칭을 사용하는게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