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 시리즈 앞에 선 초혜 김경희 작가. 본인 제공
‘화무십일홍’ 시리즈 앞에 선 초혜 김경희 작가. 본인 제공
울산에서 활동하는 초혜 김경희 작가가 제20회 개인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울산을 오가는 릴레이 개인전으로 마련된다. 먼저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은에서 열리며, 이어 24일부터 29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3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전시에는 병풍을 비롯해 창작과 전통을 아우르는 작품 40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 제목 ‘화무십일홍’은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번성한 것도 오래가지 못하고 반드시 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권력과 욕심의 덧없음, 그리고 좌절 속에서도 다시 찾아야 할 꿈과 희망을 민화적 상징과 강렬한 색채로 풀어낸다.

김 작가는 “그림을 꾸준히 그리다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다는 좌절감이 밀려왔고, 그때 민화를 선택했다”라며 “하지만 전통화만 그리기에는 스스로 처지는 느낌이 들어 3년 동안 붓을 들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가 다시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오색과 무지개색이었다. 김 작가는 “우연히 오색과 무지개색을 접하면서 그 안에 내 희망과 꿈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제 작품을 보는 분들도 슬픔과 좌절 속에서 자기 생각과 꿈을 찾았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화무십일홍’ 시리즈는 작가에게도 특별하다. 생애 첫 창작 작업으로, 여러 전통 도상을 응용해 구성했다. 허공에 떠 있는 괴석, 그 위에 피어난 모란꽃, 서운을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학 등이 등장한다. 임금복과 장군복 같은 권력의 상징도 화면에 들어온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초혜 김경희 작가가 제20회 개인전 ‘화무십일홍’을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은에서 연다. 본인 제공
울산에서 활동하는 초혜 김경희 작가가 제20회 개인전 ‘화무십일홍’을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은에서 연다. 본인 제공
김 작가는 “요즘 현실에 비춰 정치와 권력은 허무하다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라며 “임금복과 장군복을 화폭에 넣고, 바위를 겹겹이 그려 부유하는 바위 위에 꽃을 피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밝고 화사한 기운 받아 모든 사람이 자기 꿈을 쫓아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민화 고유의 장식성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번 작품들은 전통 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권력의 상징과 꽃, 바위, 학, 오색의 기운이 한 화면에서 만나며 현대적 감각의 창작 민화로 확장된다.

김 작가는 꾸준히 작업을 이어왔으며, 국내외 아트페어에도 참여해왔다. 2024년에는 패션 매거진 『보그 코리아』의 요청으로 K-팝 걸그룹 화보와 표지 작업에 연화도 병풍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울산미술협회 부지회장, 한국민화협회 울산시지부장, 국제현대예술협회 울산지회 사무국장, 세계평화미술협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울주군 삼동에서 갤러리 초혜도 운영 중이다.

11월에는 뉴욕에서의 개인전도 계획 중이다.

울산 전시 개막식은 오는 24일 오후 5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제3전시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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