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불법 폐기물 매립지 주변 지하수에서 유독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먹는 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식수 안전에 빨간불이 켜지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울주군은 급수차를 투입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17일 울주군의 수질검사성적서(지난 11일 기준)에 따르면 7월 29일 두서면 내와리에서 채취한 먹는 물 시료를 검사한 결과 2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곳 중 한 곳은 폐기물 매립지와 불과 100여m 떨어진 사회복지시설(요양·장애인 거주시설)로, 생활용수와 식수로 쓰는 30톤 규모 물탱크에서 1급 유해물질인 비소가 기준치(0.01mg/L 이하)를 20% 초과한 0.012mg/L 검출됐다.
사회복지시설 측은 “현재 지급 받은 생수와 정수기로 음용을 하고 있다”며 “입소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물탱크 안의 오염된 물을 안전하게 수거해 가고, 물탱크 청소 후 수돗물을 공급해 달라고 울주군에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시설의 경우 매년 자체적으로 수질검사를 진행하는데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비소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법 폐기물 매립 적발 직후인 6월부터 비소가 검출되기 시작했다.
울주군이 6월 18일과 7월 3일 채취한 시료 검사에서 0.009mg/L가 나왔는데, 기준치에 약간 미치지 못하면서 적합 기준을 충족했다.
비소 수치가 기준치 턱걸이에 그치며 아슬아슬하게 적합을 유지하던 지하수는 불과 26일 만에 수치가 한층 높아졌고, 결국 지난 11일 먹는 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인근 개인 축사를 운영 중인 관정에서도 비소가 기준치를 무려 50%나 초과한 0.015 mg/L가 검출됐고, 불소도 기준치(1.5 mg/L 이하)를 17% 초과한 1.76mg/L이 나와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불소와 비소는 체내에 누적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지난 주말 많은 비까지 내리면서 침출수 확산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내와리 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이미 6월 채취한 시료에서 지하수 오염 증상이 발생했는데 한달 가까이 방치한 결과”라며 “주말 사이 비마저 많이 내려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장 오염된 물은 안전하게 처리하고 대체 용수 공급 등 대책을 확실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지하수 오염이 불법 폐기물 침출수의 영향인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매립지 조성 이후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만큼 정밀 조사를 통한 원인 규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정책국장은 “불검출되던 비소가 검출되고 기준치마저 초과한 것은 확실한 변화”라며 “울주군은 지하수 오염 추이를 계속 추적하고, 주민 안전을 위한 선제적 대응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주군은 불법 성토 피해 지역인 두서면 내와리 일대의 식수 안전 확보를 위해 인근 개인 관정 7곳을 대상으로 2주마다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생수(병물) 8,640병을 긴급 지원했다.
아울러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오염 확산에 대비해 16t 급수차를 투입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울산시와 협조해 천상정수사업소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수질검사 결과에 따라 기준 초과 항목에 대한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준 초과 시 개인 지하수는 음용 금지 및 수질 개선 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불법 성토 피해 지역 주민들이 안심하고 식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급수 지원을 비롯한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