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을 실질적인 ‘울산의 공항’으로 만들기 위해 부산을 움직일 논리를 마련하고 국가철도망 반영까지 끌어내는 울산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최근 주재한 ‘2027년도 도로·철도 국가예산 사업 점검 회의’에서 기존 공업탑~가덕도신공항 광역급행철도안의 사업비와 경제성 등을 짚으며 국가사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부산시가 제안한 기존 철도망 활용안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울산이 당초 그린 독자노선은 공업탑에서 남창~정관~노포~김해공항 등을 거쳐 가덕도신공항까지 85.4㎞를 잇는 사업이다. 공업탑에서 신공항까지 52분 만에 도착할 수 있지만 전체 노선 중 61.6㎞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 예상 사업비가 5조4,283억원에 달하고 경제성 분석값인 B/C도 0.35로 매우 낮았다.
이에 울산시가 눈을 돌린 것은 ‘부산형 급행철도(BuTX) 광역연계안’이다. 가덕도신공항에서 오시리아까지 BuTX를 연결하고, 오시리아부터 태화강역까지는 이미 놓여 있는 동해선을 활용해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이 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건의해 놓은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태화강역~가덕도신공항을 1시간 안팎에 연결할 수 있다. 5조원대 독자노선보다 신규 건설 구간을 대폭 줄이면서도 울산의 공항 접근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울산에서 가덕도신공항으로 향하는 기본 철도망은 이미 윤곽이 잡혔다. 지난 3월 신공항 철도연결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태화강역에서 기존 동해선과 부전~마산선 등을 이용해 가덕도신공항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이 직결선은 예상 소요시간이 90분대여서 울산 시민들이 만족하기에는 어렵다. 태화강역까지의 이동시간을 더하면 중·북구와 울주군 일부 지역에서는 신공항 예정지까지 실제 이동시간이 2시간 안팎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BuTX와 동해선을 연결해 철도 이동시간을 1시간 안팎으로 줄이는 것과는 접근성에서 차이가 크다.
90분대 직결선이 울산과 가덕도신공항을 단순히 ‘연결하는 철도’라면, BuTX 연계 급행안은 ‘1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사업이다.
문제는 BuTX 사업의 주체가 부산이라는 점이다.
부산이 BTO 민자로 검토중인 BuTX 총사업비는 4조7,692억원, 이 중 민간투자가 2조3,221억원(약 48.7%), 국비 1조4,683억원(약 30.7%), 부산시비 9,788억원(약 20.5%)으로 부산 자체예산만 1조원가량 투입된다. 부산으로서는 BuTX 사업을 통해 광역연계의 필요성과 사업성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울산시가 부산을 움직일 명확한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울산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큰 카드는 100만명이 넘는 배후 수요다. 가덕도신공항이 남부권 관문공항으로 자리 잡으려면 부산 이외 지역의 이용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태화강역에서 신공항까지 1시간 안팎의 접근망을 확보하면 울산의 항공수요를 가덕도신공항 배후수요로 끌어들일 수 있다.
둘째는 BuTX의 이용객 확대다. 오시리아에서 끝나는 BuTX를 기존 동해선과 연결하면 수십㎞의 새로운 선로를 놓지 않고도 울산의 공항·관광·업무 수요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되는 BuTX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국가사업화 명분이다. 가덕도신공항~오시리아에 머물면 부산 내부 교통망의 성격이 강하지만 태화강까지 연결될 경우 부산과 울산을 잇는 초광역 공항철도가 된다. 부산·울산이 공동으로 추진하면 ‘남부권 관문공항 접근망’과 ‘부울경 초광역 교통망’이라는 국가사업 논리도 한층 강해진다.
울산시의 역할도 제시해야 한다. 급행노선 구축에 따른 신공항 이용객과 BuTX 추가 이용수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태화강역 환승체계와 울산 구간 시설 개선 등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 분담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부산이 이미 제안한 광역연계안을 울산이 공동으로 밀어 국가계획에 담아내지 못하면 90분대 직결선이 울산의 유일한 신공항 철도망으로 굳어질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까지 ‘갈 수 있는 철도’에 만족할 것인가, 울산 시민이 1시간대에 접근할 수 있는 ‘급행 철도’를 확보할 것인가. 울산 교통망의 또 다른 골든타임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