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1번지 일대 사유지에 토지주의 동의 없이 한국전력공사 전주가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주에는 통신사의 통신선로도 연결돼 있다. 토지주 대리인 제공.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1번지 일대 사유지에 토지주의 동의 없이 한국전력공사 전주가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주에는 통신사의 통신선로도 연결돼 있다. 토지주 대리인 제공.

한국전력공사가 울산의 한 사유지에 무단으로 전주를 설치해 보상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전주에 연결된 통신선로 처리 문제를 두고 토지주와 통신사 간 마찰을 빚고 있다.

18일 해당 사유지의 대리인 A씨에 따르면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1번지 일대 사유지에 토지주의 동의 없이 한전 전주가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는 지난 2005년 설치됐으나 이 사실을 몰랐던 토지주는 지난해 7월에야 인지하고, A씨를 통해 한전에 철거 및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한전은 사실을 인정하며 토지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해 권리관계를 정리하고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과의 보상 절차가 물꼬를 튼 것과 달리 전주에 더부살이 중인 통신사들의 통신선로를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불거졌다.

해당 전주에 통신 3사(LG유플러스·KT·SK텔레콤)의 설비가 연결돼 있는 사실을 안 A씨는 이들 역시 무단 점용으로 보고 각 통신사에 통신선로 설치도 및 토지사용권 등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 결과 LG유플러스는 중계기만 설치했고, KT는 2025년부터 통신선로를 구축해 운용 중이었다.

A씨는 곧장 문제를 제기했고 LG유플러스는는 철거를, KT는 사용료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통신선로를 구축해 사용해 온 SK텔레콤이 관련 협의를 미루면서 문제가 생겼다.

A씨는 “두 통신사와 달리 SK텔레콤은 해명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 관련 자료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누락했고, 오히려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대기업에서 개인 재산권을 경시하고 피해자의 권리 구제활동에 의도적으로 불응하고 있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지난달 말 SK텔레콤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수령 후 14일 이내에 통신선로 및 부속시설 전부 철거 △무단 토지 사용에 따른 손해배상 협의 △토지 사용 권원 및 한전 공가계약 등 증빙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한전 소유 전주에 통신 케이블을 설치한 만큼, 토지주와 한전이 진행 중인 협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따라서 토지주와 한전 간 우선 협의 결과를 확인한 뒤 추가 협의를 진행하자”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전의 적법한 권한을 신뢰하고 계약을 체결한 입장에서 당사자 간 법률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기 위한 절차일 뿐, 협의를 회피하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추후 협의가 필요한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전 전주에 설치된 통신선로를 ‘독자적인 무단 점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한전 토지 사용권의 종속적 문제’로 볼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이어지면서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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