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와 시민생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행정당국까지 ‘조속한 타결’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 출구 없는 강대 강 대치에 결국 행정도 ‘발언대’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노조)가 19일 끝내 조별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부터 25일까지 평일 기준 모두 5일 쟁의를 예고했는데, 연일 조별 4시간 부분파업 기조 속에 21일 하루는 8시간 ‘전면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의 노조 전면파업 예고에 관할 행정당국 역시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북구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지역경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 차질이 협력업체는 물론, 인근 상권과 지역 소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양정동 자동차거리’로 불리는 일부 상권은 오후 5시께 문을 닫거나, 직원 대상 할인을 제공하는 등 현대차 근로자의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지난달부터 지난 14일까지 누적 파업시간은 44시간으로, 오전·오후조를 합한 누적 생산차질 시간은 88시간에 달한다.
노사 간 ‘자율교섭’이 원칙이지만 지역사회 파장이 커지면서 북구청과 일부 북구의원들도 직접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동권 북구청장과 이진복 북구의회 의장 등은 20일 공동으로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노사 문제인 만큼 자율적인 교섭과 타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일상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통해 조속히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주길 바란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쟁의절차를 밟고 있는 울산 시내버스 노조도 ‘추투’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울산시도 김상욱 시장을 중심으로 긴급 노·사·정 협의체를 열고 중재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시급 9% 인상을, 회사는 2%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조는 12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25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가 예정돼 있다. 절차 상 27일 자정이 노사 합의 데드라인으로, 만약 양측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28일 첫 차부터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노총 자동차노조연맹 울산버스노조 관계자는 “올해는 반드시 해묵은 ‘퇴직금 미적립’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쟁의(파업)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내 조선업 맏형인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중노조) 역시 14일부터 가을 투쟁을 위한 쟁의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HD현중노조 역시 시내버스 노조와 같은 날인 25일을 기점으로 3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투쟁 상황과 비교해봤을 때, 비슷한 요구안이 다수 포함된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쟁의행위 역시 길어질 것이란 노동계의 분석이다.
# 하청 노조 쟁의도 성큼...울산 추투 셈법 복잡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하청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청교섭 이행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재차 예고하는 중이다.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중공업에 ‘요구안’을 전달한 상황이다.
19일 전국금속노조 울산지부는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2만명이 넘는 노동자가 원청교섭을 요구했지만, 대부분 원청 사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의 성실 이행을 촉구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는 20~21일 자동차 부품사와 현대차 계열사 등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에 나선다. 금속노조 차원에서 20일 자동차 부품사 등 조별 4시간, 21일에는 완성차 단위 조별 6시간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가 현대차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원청교섭 쟁취, 부품사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단, 정년 연장 등이 주 파업 요구사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