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지난 18일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노태악·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면서 불거졌다.
그동안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대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해 온 관례와 달리 이번에는 서면으로 제청한 데다,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후임 대법관 자리가 반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상황에서 충분한 사전 소통 없이 제청이 이뤄졌다는 게 여권의 문제의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사실상 ‘대통령 패싱’으로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한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하려는 ‘사법부 겁박’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제청을 “사법 농단”이라고 비판하며 ‘조희대 대법원장 사태’로 규정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가 대선에 나가고 싶어 사고 치고 탄핵해 달라고 구걸했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비난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도 퇴학을 구걸하는 불량 학생이다. 대법원장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조희대 씨”라며 “당장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청와대 패싱’ 대법관 제청”이라며 “국회가 즉시 탄핵을 포함한 조희대의 거취를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사법부 길들이기’로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SNS를 통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사법부 독립을 위한 핵심 권한”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에 분명히 경고한다. 대법원장 탄핵? 한번 시도해 보라. 국민이 반드시 이 정권을 탄핵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기현(남구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의 발언을 “헌법 파괴, 사법부 완박(완전박살)”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헌법 제104조 제2항을 들어 “헌법이 부여한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 권한은 사법부 독립과 3권분립을 위해 독립적으로 행사하도록 보장돼 있는 권한”이라며 “대법원장이 이러한 헌법적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 결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반헌법적 폭거”라고 짚었다.
이어 김 대표가 조 대법원장을 ‘퇴학을 구걸하는 불량 학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인격 모독성 막말”이라며 “관례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정작 사법부를 한 손에 장악하려는 민주당의 협박이야말로 진짜 ‘관례를 깨뜨리는 폭력’”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요구로 상정된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은 표결에서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장기간 공석인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와 김건희·한덕수·이상민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게 된 사유 등을 질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