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울산에 1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울주군 온산읍에 3GW 규모의 발전용 ‘힘센엔진’ 공장을, 동구 본공장 내에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주기기 제작 전용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전통 조선·해양 제조업의 본산이었던 울산이 미래 친환경·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핵심 생산기지로 거듭나는 중대한 전환점이자, 지역과 기업이 함께 미래를 여는 고무적인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투자의 의미는 산업적 측면과 지역 경제 측면 모두에서 각별하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AI 데이터센터(AIDC)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안정적 전력원 확보는 이제 국가와 산업의 명운을 가르는 과제가 됐다. HD현대중공업이 독자 기술력을 갖춘 ‘힘센엔진’을 기반으로 분산형 육상 발전 시장을 공략하고, 무탄소 기저부하 전력의 핵심 대안으로 떠오른 SMR 주기기 제작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글로벌 에너지 지형 변화를 꿰뚫어 본 과감한 승부수다. 이는 조선업의 경기 변동성을 완충하는 차원을 넘어, 고부가가치 미래 에너지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특히 당초 타 지역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울산을 선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투자처를 결정할 때 지자체의 신속한 인·허가와 규제 완화, 맞춤형 행정 지원이 얼마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발 빠른 투자 유치 역량을 발휘해 결실을 맺은 만큼, 앞으로도 공장 준공에 차질이 없도록 원스톱 행정 지원과 인프라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하겠다.
HD현대중공업은 공사 발주와 자재 조달에서 지역 업체를 적극 활용하고, 울산 시민 우선 채용을 약속하며 상생의 가치를 분명히 했다. 대기업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협력업체 성장이라는 낙수효과로 온전히 이어질 때,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든든한 동력이 될 것이다.
첫 삽을 뜨는 순간부터 2028년과 2029년 완공에 이르기까지 산·관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과감한 혁신 투자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시너지를 발휘해, HD현대중공업과 울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