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어느 대형 아울렛에서 이런 문구를 봤다 ‘WONDER FULL WORLD'. 정말 한마디로 ‘그 곳을 표현하는 단어를 기가 막히게 잘 골랐구나'라는 생각에 혼자 웃었다. ‘WONDERFUL WORLD(놀라운세상)' ‘WONDER FULL WORLD(재미거리 궁금한것들이 가득한 세상)' 읽으면 들려지는 소리는 같지만 다른 뜻을 가진 이 단어가 새삼 재미있게 다가온다. 우리의 인생도 저 단어 속에 넣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이 무엇으로 가득찼는 가에 따라 살아가는 방법이 틀리고 기쁨 또한 틀릴 터니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적인 삶, 멋진 삶을 꿈꾼다.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는 성공적이고 멋진 삶이라는 기준은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것 같다. 각자 다른 개성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대체로 성공적인 인생을 표현할 때 우리는 ‘WONDERFUL LIFE'라는 말을 많이 쓴다. 좋은 집, 좋은 차, 여유로운 재정상태, 여행, 문화생활, 쇼핑 등 이런 것들이 ‘WONDERFUL LIFE'의 기준이 되고 이 것들로 가득 채워졌을 때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실상 개개인의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이런 잣대들이 사실은 그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멋진 인생의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이어서다.
얼마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버섯피자'라는 오페라를 관람했다. 이태리 블랙코미디 오페라여서인지 내용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요즘 시쳇말로 막장소재였지만 연기자들의 재미난 연기 탓에 정말 오래간만에 웃음을 터트리며 즐겁게 관람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주인공들이 연기를 해본 적도, 성악을 배워본 적도 없는, 순수 아마추어들이였다는 사실이다.
‘나도 오페라 스타'라는 타이틀을 걸고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처음으로 시도해 봤다는 오페라 ‘버섯피자'는 그야말로 음악을 사랑하지만 기회가 없어서, 혹은 살아온 환경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했던 일반인들이 오직 열정하나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돼 지난 3개월간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한다. 다시 한번 감동이 몰려왔고 흐뭇함이 입술을 감쌌다. 장면 장면이 떠오르면서 연습기간 동안 그 분들이 느꼈을 기쁨과 즐거움, 시간에 쫓기고 일상의 피곤함을 극복하면서 견디었을 힘든 시간들,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절망감이야 오죽 했겠는가 싶다. 이런 여러 감정들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공연을 마치고 느꼈을 뿌듯함과 허무함, 마치 예전으로 돌아가 내가 오페라를 준비하면서 느꼈었던 수없는 감정들이 이입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 시절의 향수가 아련히 떠오르면서 나를 사로잡는다. 얼마나 열정에 가득찼었고 즐거웠었던지 또 고뇌했었던지. 순간 나는 4명의 주인공들이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열정을 가지고 한다는 것, 꼭 해내야만 하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는 것, 그것이 진정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행복한 삶의 요건이 아닌가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꿈을 이루고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그 중심에 음악이, 노래가, 무대가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이다. 요즘같이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무관심이 난무하는 세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의 상처, 현재 진행형의 고통 등을 이겨낼 수 있고 치유할 수 있는 힐링의 아이콘이 바로 음악이고 클래식이라고 한다면 나만의 생각일까.
말은 상처를 주지만 말에 음율이 붙으면 아름답게 변한다. 물론 귀를 괴롭히는 음악들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말하는 음악은 클래식이다. 사람들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아름답고 신비한 것이 음악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도 하여 치유도 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게 하는 단합의 힘도 가지고 있다는 건 이제 모두가 공감한다.
사람들은 나를 표현하고 싶어하고 남들의 시선을 항상 의식하며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평가되어 지는 가에 자신도 모르게 신경을 쓰면서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인상으로 높은 평점을 받기위해 애쓰고 그로 인해 마음 상하며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음악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존재하지만 어느것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음악은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후대에 자연스럽게 노래나 악기연주 등이 전해졌다. 먼저, 언어의 자연스런 억양에 의해서 음악선율이 처음 나왔다는 학설이 있다. 그러나 언어선율을 지니지 않는 자연민족도 있기 때문에 이 역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본다. 또한 흥분된 감정에 의해서 나오는 음성에서 음악의 기원을 구하는 학설도 있다. 또 집단노동에서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할 때에 지르는 “영차, 영차” 등의 리듬현상에서 유래를 찾기도 하는데, 인간사회에서 집단노동이 발생한 것이 아주 오래된 것이 아니어서 이 학설도 그저 학설일뿐이다. 이외에도 신호로서 음을 사용하다 자연스럽게 발달 됐다던지, 주술이나 신을 추도하는 종교적 행위에서 유래됐다던지 하는 설이 있다.
음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으나 사람의 존재에서 시작해서 사람과 함께 발전되어 온 것은 확실하다. 누구는 이 음악을 고통을 치유하는데 사용하고 누구는 이 음악을 사람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데 사용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음악을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사용한다. 어디에 들어가도 잘 어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음악이다. 음악인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음악은 ‘소통의 아이콘'이자 ‘치유의 아이콘', 그리고 무엇보다 ‘꿈의 아이콘'이라고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