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탈선·성문화 왜곡 창구

유리창 너머로 남녀 몸값흥정

서울·부산등지 3~4년전 유행

단속규정 없어 경찰 속수무책

지난 4일 새벽 유흥업소가 밀집한 남구 달동의 '○○유리방' 업소. 무인카메라가 설치된 계단을 올라 출입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업소 내부에 들어서자 문에 호실이 표시된 작은 방 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2만5,000원의 입장료를 내자 직원은 10X호로 안내했다.

2평 남짓한 방에는 침대와 TV, 전화기 등이 놓여 있었고 천장에는 대형 유리로 된 또 다른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유리벽에는 손가락 2개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는 낯선 풍경이 시야에 들어 왔다.

침대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유리방 내부에 설치된 또 다른 문을 통해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와 수화기를 들자 침대 옆의 전화기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수화기를 들자 여성은 "38살 K"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내 "무엇을 원하느냐"고 본론을 꺼냈다.

'유리방'에 대해서 묻자 K씨는 "요즘 서울과 대전, 대구 등에서 유행하는 신종 유흥업소"라며 "3만원만 내면 유리방 안에서 벗은 몸을 보여주거나 아래 방으로 내려가 소위 유사성행위를 해준다"고 제안했다.

"왜 여성은 무료"라고 묻자 K씨는 "여성은 돈벌이로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찾아오기 때문에 당연히 무료"라며 "정확하는 알 수 없지만 일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직장인, 주부들이다"고 말했다.

남구 삼산동의 또 다른 유리방. 이곳 역시 1평 남짓한 좁은 방에 쇼파와 전화기가 놓여 있고 맞은편 벽면이 유리로 돼 있다.

이곳 업주 J씨는 "우리는 입장료 2만원만 받고 유사성행위 등 나머지는 방에서 아가씨와 해결하라"며 "하지만 2차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변태적인 성매매를 조장하는 '유리방'이라는 신종업소가 남구 삼산동 일대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현재 삼산동 일대에는 이 같은 유리방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곳이 5~6곳으로 일부는 노래방 상호를 걸고 영업을 일삼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2곳의 유리방은 타지역에서 온 40대 업주가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유리방'은 이미 3~4년 전 서울과 대전, 부산, 대구 등 일부 광역시에서 한창 유행하다 경찰의 집중단속 철퇴를 맞고 이미 사장된 업종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지역에서는 뒤늦게 등장해 자칫 울산이 '향락과 유흥의 도시'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게다가 유리방은 '자유이용업'으로 등록돼 허가가 아닌 신고만으로 개업이 가능한 탓에 이들 업소가 울산에서 이미 2개월여 전부터 영업을 하고 있지만 단속규정이 없어 경찰과 행정당국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이들 변종 성매매업소로 인해 주부 탈선과 왜곡된 성문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되었지만 경찰의 지지부진한 단속으로 오히려 유리방처럼 변질된 성매매 업소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단속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