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3D 프린팅, 로봇,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최신 지능정보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인공지능은 인간의 정보처리와 의사결정 방식을 모방하면서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에 따른 사회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한 프레이&오스본의 연구를 국내 노동시장에 적용해 미국 직업 기준으로 도출한 직업별 대체 확률을 우리나라 직업분류코드에 매칭시켜 우리나라 일자리의 대체 확률을 구한 다음, 최신 고용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 위험에 노출된 일자리의 분포와 특성을 분석해 결과를 보니 ‘관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경우 대체 확률이 낮은 부분에 직업들이 많이 분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관리자와는 달리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중에서는 대체 확률이 1.0에 가까운 직업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 종사자’와 ‘판매 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의 경우 예외적인 몇 개의 직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직업의 대체확률이 0.5 이상을 넘어섰고, 이들 세 직업의 평균 대체확률은 0.8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의 경우는 대체 확률이 0.5~0.8 사이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서비스 종사자’와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의 경우에는 대체 확률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 위험이 가장 큰 직업은 통신 서비스 판매원, 텔레마케터, 인터넷 판매원 등과 같이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주요 업무로 하는 직업들이다. 관세사, 회계사와 세무사 등도 자동화 위험이 큰 상위 20대 직업에 포함돼 있어 전문직에서도 업무에 따라서는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공지능에 의해서 대체되기 힘든 직업은 보건, 교육, 연구 등 사람 간의 상호 의사소통이나 고도의 지적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었다. 특히, 영양사(대체 확률 0.004), 의사(0.004), 교육 관련 전문가(0.004), 성직자(0.017), 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0.017) 등이 매우 낮은 수준의 대체 확률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화이트칼라’를 상징했던 사무 종사자의 업무는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로보틱스 프로세스 자동화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될 것이다. 자동화(RPA)를 도입한 기업들은 기존의 인력들을 감축하거나 보다 창의적인 고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로 새롭게 배치할 유인이 높으므로 직능 향상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이직 및 전직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종사자는 306만명 중 78%(238만명)가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매장 판매 종사자(197만명), 방문노점 및 통신 판매 관련 종사자(38만명)들이 고위험군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 매장이 확대되고, ‘챗봇’ ‘인공지능 상담원’ 등이 콜센터의 고객 상담 업무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기계 조작 종사자는 산업용 기계 조작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기계제어, 운송장비 운전 등의 작업을 하는 이른바 ‘블루칼라’ 종사자들이다. 운전 관련 직업은 중위험군인 데 반해서, 기계 조작 및 제어, 조립에 해당하는 185만명(기계 조작 종사자의 59%)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조업 공정이 인공지능으로 제어되는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해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조업 자동화로 조작 및 조립 종사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감소하는 대신 스마트 팩토리 운영에 필요한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관련된 지식 중심 노동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의 물결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무인 매장, 무인 창고 등 일부 산업에서는 서서히 현실화되는 조짐이 관찰되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서 인공지능의 상용화는 아직 멀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나라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 일자리의 43%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산업들이 탄생해 양질의 일자리들이 창출될 때도 한편에서는 실업, 양극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 고유의 능력은 향후에는 더욱 귀한 자원이 될 것이다. 창의력, 대인관계 역량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고유의 능력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결합한다면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각광받는 직업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컴퓨터의 학습에 활용될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무기 삼아 이종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아마존 효과’가 유통업과 관련 없는 산업에도 언제든지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명암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는 것이다. 산업의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고용형태와 탄력적인 인력운용이 가능한 유연한 노동시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취약계층의 일자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재교육, 전직 지원, 고용 보험 등 사회안전망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기본소득, 로봇세(자동화세) 등 기술 혁신에 대응해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정책 담론에 대한 선제적 검토와 정책 실험을 통해서 일자리 상실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시켜 나가야하며, 지식 수명주기의 단축에 대응할 수 있는 평생 학습 체제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