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독자권익위원
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독자권익위원

   '2024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 (WAVE 2024)'라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이달 초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울산시와 동반성장위원회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과 울산테크노파크 등 지역의 7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다.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SDI, 현대자동차, SK에너지, S-OIL, 고려아연, LS MnM 등 국내외 460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이차전지, 인공지능(AI)·미래혁신, 모빌리티, 에너지 등을 다루는 전시회를 열었다. 규모면에서는 지금까지 울산에서 열린 최대 미래형 산업박람회였다. 

  오랜 기간 지역의 로봇 진흥을 위한 일을 해온 필자도 개막식에 초대받았다. 개막식 무대는 반구대암각화부터 디지털 복제까지 울산의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울산의 산업역량이 집약된 영상이 올려졌다. 큰 북 퍼포먼스가 진행될 때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메인행사는 울산시와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테크노파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SK에너지, HD현대미포,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울산대학교 등 지역 15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하는 인공지능 디지털산업발전 협약식이었다. 이들 기관은 함께 손을 잡고 지역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박람회는 2차전지 산업의 전주기 공급망,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신산업, 지능형 이동 수단, 수소·분산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 등 총 5개 주제관으로 구성됐다. 이들 주제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산업, 자율주행 차량, 수소 에너지, 신생 스타트업 등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소개됐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장치산업으로 우리나라 산업수도의 역할을 해 온 울산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디지털혁신을 통해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는 핵심 도시가 될 것이란 기대를 갖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미래 인공지능(AI) 기술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울산의 로봇산업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오는 2030년까지 민관합동으로 3조원 이상을 투입해 로봇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첨단로봇 100만대를 보급하고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8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로봇산업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로봇은 이미 상당수 중국 등 외국산 로봇이다. 중국의 로봇산업 규모는 올해까지 13년 동안 세계 1위이고, 최근 2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로봇, 서비스로봇 등을 통해 의료·헬스·교육 등 전 분야에서 실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전자, 물류, 화학 공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 중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관련 기업 등록이 6만5,000개를 돌파했다고 한다. 

  중국의 로봇 굴기가 가능했던 것은 로봇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와 지원, 그리고 학교와 지역 기업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로봇을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로봇산업을 이끌 인재들이 풍부하고, 이들 인재들이 고안한 로봇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업들이 즐비하다.

  울산에서는 코로나19 팬더믹 전인 지난 2019년까지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와 울산상의, 울산시, 울산교육청이 함께하는 '로봇경진대회'가 해마다 열렸다. 이 대회에는 로봇과 함께 미래를 꿈꾸는 각급학교 학생들이 미션 로봇, 로봇 스포츠, 미션 서바이벌, 창작 로봇 종목에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안타깝게도 이 대회는 지역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아직 부활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진화는 전례 없는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지자체, 전문 단체가 모두 하나가 되어 로봇산업 진흥에 힘을 모아야 한다. 청소년 지능형 로봇 코딩 교육에서부터 로봇창작과 기업현장 적용까지 로봇산업 전 단계에 관심을 가져야 울산의 로봇 굴기를 꿈꿀 수 있다. 

  최근 종하이노베이션센터가 준공됐다. 이 공간에 '로봇교육체험센터'를 꾸려 지역의 미래 SW 분야의 인재들을 모아 울산 로봇산업 미래를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고 이종하 선생 부자의 대를 이은 기부의 참뜻이 여기에 있을 수도 있다. 송병철 울산지식산업로봇진흥회 회장·본지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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