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이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는 불법 성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울산은 물론 인근 부산과 양산 등 지역이 대부분 도시화되면서 도시개발사업이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지역 농지는 물론 공단, 개발제한구역까지 뻘 흙 등 공사장 폐토의 불법 유입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군은 울산시 전체 면적의 70%에 달하는데 다 농지와 산지 등 미개발지가 많아 사업자들에겐 좋은 먹잇감인데, 실시간 단속이 어렵고, 처벌마저 솜방망이여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근절되지 않는 불법 성토 현장을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바닷가 뻘 흙 수십덩이 삼동 들판에
2일 본지 취재진이 "불법 성토가 심각하다"는 제보를 받고 찾은 삼동면 보은리 183-2번지 일원. 1.5~2m가량 높이 40여개의 시꺼먼 뻘 흙더미들이 이곳 농지 가장자리를 둘러싸듯이 쌓여있었다. 흙을 가득 실은 소형트럭이 농지 안으로 들어와 그대로 부어놓은 형태였다.
뻘 흙더미에 조개껍데기, 굴껍데기 등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는데, 한눈에 바닷가 지역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농사가 불가능한 토질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 농지와 좁은 도로 하나를 두고 낙동강 수계의 지방하천이자 태화강 제2지류인 보은천이 흐르고 있는데, 비가 내리면 이 뻘 흙을 씻어내린 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갈 우려도 있어, 하천오염은 물론 농업용수 사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불법 성토행위는 지난달 26일 울주군에 최초 신고됐다. 이후 현장에 실사를 나온 군은 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흙을 확인, '처분 사전통지'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현장에 함께 찾은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과 일행은 성토된 흙을 살펴보고 성분 조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했다.
이 국장은 "주변에 민가가 있고 시야도 탁 트인 곳이어서 지주 몰래 쌓아놓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런 흙을 받는지 모르겠다"면서 "농지 위에 평평하게 펴는 작업을 하기 전에 군에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깊은 산속에도 불법 성토 만연
불법 성토 행위는 울주군 임야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취재진이 찾은 언양읍 다개리 1005-30번지 일원은 주먹보다 큰 돌덩이와 흙들이 산비탈을 이루며 대규모로 쌓여있었다. 비탈 아래쪽으로 갈수록 큰 돌덩이들이 많았는데, 몇몇 나무들은 이 돌덩이에 파묻힌 듯 보였다. 흙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파란색 천 덮개도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덮개가 성토 현장 일부에만 설치돼 있었고, 비탈 아래로 농경지가 접해 있어 비가 내리거나 강풍이 불면 피해가 우려됐다.
인근 한 주민은 "비가 오면 주변에 흙탕물이 흘러내려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인근 하천은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저 흙더미 안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 걱정 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곳 현장은 지난 6월 울주군에 신고됐고, 군 직원이 현장 확인을 나갔다가 성토 작업을 하고 있는 행위자를 붙잡아 조사한 뒤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린 상태다.
다만 이곳은 농지가 아닌 임야인데, 임야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산림복구 설계서'를 제출한 뒤 6개월 기간 내 복구작업을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단순히 성토한 흙만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나무가 식재돼 있지 않았더라도, 행위 구역에 나무 식재까지 해야하는 등 일반 농지에 비해 강도 높은 원상회복이 이뤄진다. 지난 10월 성토 행위자가 이를 접수했고, 내년 4월까지 산림복구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울주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즉시 현장을 찾아 행정계고를 했다"면서 "산림복구 계획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