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17일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HD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로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한 항소심 결과에 규탄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17일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HD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로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한 항소심 결과에 규탄했다.

HD현대중공업 생산 현장에서 원하청 노동자 4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인과 사업부 대표 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하고 회사에 안전 지침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3부(이봉수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HD현대중공업 사업부 대표 3명과 법인에 대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1심에서 조선 ·특수선사업부 전 대표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행 1년을 선고받았다. 해양플랜트 전 대표는 벌금 700만원, 회사 법인은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9개월간 울산조선소와 해양플랜트사업부 등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1심의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2019년 9월 해양플랜트사업부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탱크에 장착된 18t짜리 임시 경판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다가 넘어지는 경판에 깔려 숨졌다. 이듬해 2월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트러스 조립장에서 조립작업을 하던 60대 하청 노동자가 17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특수선 작업장에서 도어 정렬 작업을 하던 정규직 직원이 문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또 한 달여 뒤에는 선박 상갑판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30대 하청 노동자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당시 검찰은 책임자들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받침대, 추락 방호망 등을 설치하지 않고, 밀폐 작업 전 위험성 진단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고 양형도 적절하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사고와 관련해 "일정 규모 이상의 배관을 용접할 때 사람이 배관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밀폐공간으로 규정하도록 지침을 개선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날 선고 후 울산지법 앞에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1심 판결에서 모든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음에도 대표이사와 사업부 대표들이 구체적인 사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등의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며 "항소심이 열리는 동안에도 사고원인을 피해 노동자의 책임으로 몰아가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기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길은 경영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시작이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조선소의 열악하고 엄중한 현실을 외면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기에 강력 항의한다"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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