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난 4일 오전 11시 22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주문이 선고되자 울산 시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 모여 실시간으로 결과를 지켜본 윤석열즉각퇴진울산운동본부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했고,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 울산본부는 예정된 집회를 취소하는 등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윤석열즉각퇴진울산운동본부 집회 참가자 약 3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생중계를 보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8대0",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탄핵 선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11시가 되자 대형스크린에서는 헌재의 탄핵 심판 생중계가 송출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어 내리며 탄핵 선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때마다 참가자들은 타당하다는 듯 '윤석열 파면' 피켓을 들며 호응했다.
11시 22분, 문 권한대행이 주문을 선고하자 사회자는 "민주주의의 승리입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오"라며 말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집회 참석자들은 서로를 안고 환호했으며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일대는 함성과 환호로 가득 찼고, 탄핵 선고를 반긴다는 듯 도로를 지나는 차들 역시 경적을 울리며 축하 분위기에 동참했다.
박해선(48·울주군 언양읍)씨는 "탄핵 돼서 정말 좋다. 이제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당연한 일이 너무 힘들게 진행됐다. 거기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북구 화봉동에서 온 50대 참가자는 "그동안 추운데 다들 거리에 나와서 파면을 요구했었고 그 과정을 잘 이겨내 이렇게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 그런데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고 버젓이 있는데 구속시키고 제대로 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현주(24·남구 달동)씨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탄핵 선고를 보기 위해 시간 내서 왔다. 그동안 탄핵 심판 날짜가 미뤄져서 불안했다. 지금은 마음이 엄청 후련하다. 앞으로는 일자리도 많아지고 경제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고 직후 윤석열즉각퇴진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전복하려 한 내란 우두머리를 파면했다"며 "우리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 것이다. 여기 오늘의 광장이 그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롯데백화점 광장에 다시 모여 윤석열 파면 울산시민 승리대회를 열고 '다시 만난 세계' 등 노래를 부르며 자축했다.
반면 세이브코리아 울산본부는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본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절망하고 분노한 상태다. 헌재의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판결이 그렇게 내려졌으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세이브코리아 울산위원장인 지광선 목사는 추후 집회를 예고했다.
그는 "보수 재판관들이 적어도 자리를 지켜줄 거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5대3이나 4대4가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복귀 감사 예배와 환영집회까지 준비해 놨는데, 모두 취소됐다. 추후에 부정선거 등에 대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대선에 있어서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울산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당사와 김상욱 의원 사무실에 병력을 배치했지만 물리적 충돌 등 특이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