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는 울산 태화호의 전용 계류장 조성 공사를 놓고 남구 장생포 주민들이 소음·진동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고래문화특구의 중앙광장과 전망대와 같은 주요 고래관광 시설에서 보이는 바다조망이 대형선박인 태화호에 가로막히는 등 경관저해 문제도 제기됐다.
8일 찾은 고래문화특구 장생포고래박물관 앞. 태화호 전용 계류장은 고래박물관 전면 해상에 길이 110m, 폭 19m 규모로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해 현재 공정률은 약 36%다. 이달 들어 해상에 계류장 구조물 기초를 위한 강철 기둥 시공 작업이 시작되자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공사 현장 반경 150m 이내에는 112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비롯해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박물관, 고래바다여행선착장, 모노레일 등이 있다.
실제 이날 공사가 시작되자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전체에 큰 소음과 진동이 퍼졌다.
이날 울산 남구의회 의원들은 공사 현장을 방문해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및 시공사로부터 추진 현황을 청취하고 고래생태체험관 피해 우려, 주민·관광객 불편, 경관 훼손 등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시공사는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사전에 소음·진동계측기를 설치하고 사육사와 데이터를 공유 중이며, 현재까지 이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기간 1년 가까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주민설명회 한번 없이 사업이 진행됐고, 공사 안내 현수막과 표지판도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사장 내부에만 설치돼 있어 시민들이 공사 내용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원들은 "인근 아파트에 교대근무자가 많은데, 100데시벨이 넘는 공사 소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관광객과 상인들 역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주민 설명회를 촉구했다. 현재 공사장 소음은 80~100데시벨 정도로, 공사장 소음 허용 기준인 60~65데시벨을 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 등은 "소음 민원과 관련해 5월 중순 완료 예정이었던 강관파일공사를 이달 말로 앞당겼다. 주민설명회도 곧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 완공 후 무게 2,700t 규모의 태화호가 상시 계류하게 되면 위치 상 광장과 박물관에서 바라보는 장생포항의 조망이 완전히 가려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550t 규모의 고래바다여행선 보다 선박의 길이만 봐도 2배로 길다.
남구는 오는 6월부터 고래바다여행선 매표소 부지에 70억원을 투입해 전망대를 갖춘 복합관광휴게시설을 건립할 계획인데, 태화호로 인해 전망대 시야 확보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들은 "계류장이 들어서는 위치가 고래문화특구의 메인광장이라는 점에서 기존 지역행사와 관광객 동선에 차질을 줄 우려가 있다"며 "수국 축제, 울산고래축제가 예정돼 있어 공사로 인한 피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태화호가 관광 크루즈로 활용되면 기존 고래바다여행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연식이 오래된 고래바다여행선을 태화호로 대체해 남구가 운영하는 방안도 제기됐는데, 남구는 운영 적자 우려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남구 관계자는 "태화호는 유지비가 큰 만큼 보전금 1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부분은 아직 언급하기 이르고 나중에 시와의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구는 그동안 선박으로 인해 장생포항 전망을 모두 가리고 계류장 설치로 고래 조각상과 전망 광장 등의 기존 관광 인프라까지 철거될 우려가 있다며 계류장 설치를 반대해 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울산시는 "관광객이 많은 주말과 축제기간에는 공사를 최소화 하겠다"며 "태화호 계류장은 장생포 지역의 새 관광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태화호는 현재 실증 단계이며, 올해도 RND연구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산업부에 사업 신청을 했다. 장생포고래바다여행선을 대체 한다든지, 앞으로 오로지 관광 목적으로 사용되는 선박이 아니다"며 "현재 태화호가 장생포 관광에 방해되는 요소로 보여지고 있는데 계류장을 포함해 하나의 야관 경관으로 조성할 계획에 있고, 연구실증 기간이 끝나면 남구와 협력해 해양관광 거점 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 태화호는 관광 크루즈와 조선해양 관련 교육, 기자재 실증 사업을 목적으로 산업부와 울산시가 448억을 들여 만들었다. 사업 운영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맡으며, 계류장은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