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의 삶 속으로 성큼 더 들어오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의 발전은 로봇을 우리 일상의 파트너로 만들고 있다. 미국의 인기 TV쇼에서 로봇개가 인간들의 춤을 추고, 로봇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어주는 시대다. 심지어 최근 삼성전자에서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인공지능 기반 '집사 로봇'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다가오는 '로봇 공존 시대'에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울산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울산시 중구는 낮은 연차 공무원의 업무 적응을 돕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 도우미 챗봇'과 '업무위키'를 도입했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지식 공유를 통해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시도이다.
울산소방본부 특수대응단도 수중로봇(ROV)을 활용해 수난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수중로봇은 잠수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구조 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 생산 현장에서도 로봇이 상용화된 지 오래다. 최첨단 작업장은 물론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의 작업장에서도 로봇은 인간 이상의 생산 효율을 발휘하고 있다. 비생산 부문에서도 로봇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을 비롯한 여러 사업장에서 로봇개 '스팟'을 현장 안전 및 경비용으로 시범운영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도 부품 시퀀싱(part sequencing) 작업 실증 이후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울산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SK가 울산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울산이 미래 AI 및 로봇 산업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약 6,000평 규모로 1단계로 2027년 11월까지 41MW(메가와트) 규모, 2029년 2월까지 103MW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고 국내 최대 AI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이 데이터센터를 1GW(기가와트) 규모까지 확장해서 향후 동북아시아 최대 AI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울산이 로봇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하고,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제조업 중심의 울산은 산업과 기술의 조화, 로봇 고도화와 제조업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산업에 인공지능 기반 자율 로봇 시스템과 위험 작업 자동화, 실용적 로봇 상용화 등 산업로봇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존 산업 현장에 다기능·지능형 로봇 도입을 확대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근로자의 위험 요소를 해소하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현대차의 사례처럼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
로봇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출신 창업가가 중년 남성 패션 앱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로봇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로봇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제도적, 물리적 인프라 구축도 필수적이다. 로봇의 이동과 활동을 지원하는 도시 설계, 관련 법규 및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 시민들의 로봇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 활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 로봇 빌딩, 무인 로봇 카페와 같은 선도적인 서비스 모델을 울산에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로봇 시대를 준비하는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로봇의 개발, 운영, 유지보수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변화하는 산업 수요에 맞춰 지역 대학 및 교육기관과 협력하여 로봇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및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로봇과의 공존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 기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화를 통한 산업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로봇 친화 첨단산업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