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울산을 찾아 새해 첫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울산의 마음을 듣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울산이 가진 산업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제조업 적용 분야에서 울산이 가진 압도적 강점을 언급하며, 울산을 ‘대한민국 AI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은 110만 시민에게 커다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번 미팅을 통해 울산은 ‘기회의 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울산시가 올해 1호 결재 사업으로 추진 중인 ‘K-제조산업 소버린 AI 집적단지’와 세계적 수준의 문화 거점이 될 ‘더 홀(THE HALL) 1962’ 공연장 조성 사업 등은 국가적 과제로 격상될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중앙 집중적 ‘몰빵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방 분권과 균형 성장을 ‘국가 생존 전략’으로 규정한 대통령의 발언도 주목 받을 만 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역사회의 절박한 현안들이 ‘중앙의 논리’에 가로막히는 아쉬운 장면도 연출됐다.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과 광역형 비자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부정적 언급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울산의료원 예타 면제 요청에 대해 “울산은 재정이 좋아 정부가 우선순위로 짓기는 어렵다”며 지자체 자체 해결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는 울산이 겪고 있는 국립대 병원과 공공 종합병원 ‘전무(全無)’라는 열악한 의료 현실을 간과한 발언이다. 산업수도로서 국가 발전에 헌신해 온 울산 시민들이 정작 위급한 순간에 인접 도시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고통은 단순히 재정 자립도 수치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의 울산 공약사업이기도 한 ‘어린이치료 특화 공공의료원’ 만이라도 반드시 설립해 주길 바란다.
광역형 비자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시각 역시 현장의 절박함과는 괴리가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저임금 외국인 고용이 지역 경제에 실익이 없으며 내국인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이미 ‘임금 인상’이라는 처방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구조적 단계에 진입했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손이 부족해 수조원대의 수주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울산시가 고안한 광역 비자 제도는 고육지책이자 현실적인 돌파구였다. 이 제도를 당장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타운홀 미팅은 말 그대로 현장의 생생한 ‘마음’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다. 따라서 울산 지역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공공의료 공백’과 ‘제조 현장 인력난’에 대해서도 정부기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정부의 전향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