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와 일터안전교육활동지원센터가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근로자 350여명 중 115명의 동의를 받아 2023~2025년 특수건강검진표를 분석한 결과, 53명이 ‘R78.7’(혈액 내 이상수치의 중금속 질병코드) 소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3년 진단 결과엔 3명의 노동자가 각 30.9㎍/㎗, 31.9㎍/㎗, 30.4㎍/㎗ 납 혈중농도가 검출돼 사후관리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DN오토모티브에서 국내 산업안전보건법상 직업병 유소견자 기준인 40㎍/㎗를 초과한 근로자는 없었지만, 이 기준 자체가 국제 기준에 비하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것이 금속노조 주장이다.
혈중 납 농도가 40㎍/㎗이면 ‘업무상의 질병’에 해당돼 사업장 행정처분 등이 주어지고, 30㎍/㎗ 이상이면 근로자가 사후관리 대상으로 구분된다.
다만 납은 유해 중금속으로, 혈중 10㎍/㎗ 미만의 낮은 농도에서도 만성적인 신장 손상,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는 혈중 납 농도를 10㎍/㎗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노조는 미국 기준으로 엄격히 제한되는 혈중 납 농도 10㎍/㎗ 이상인 DN오토모티브 근로자는 검진표 제공에 동의한 115명 중 99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DN오토모티브는 납, 황산, 안티몬 등 유해물질 포함 사업장으로 구분돼 최소 1년에 한 번 특수건강진단을 받게 돼 있다. 특수건강진단은 회사가 지정 병원을 통해 진행하며, 건강진단 결과표는 30일 이내 고용노동부에 제출해야 한다.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는 유독한 특별관리대상 유해물질을 다량 취급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관리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며 “또 노동부 관리 감독을 피할 목적으로 특수건강진단을 1~2개월 앞두고 ‘납 수치가 높게 나와 비타민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노동자에게 1~4회에 걸쳐 ‘킬레이션 주사’를 맞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미리 약물을 투입해 혈액 내 납 농도를 낮춰 결과적으로 유해물질 취급 노동자 보호 정책과 제도인 특수건강진단제도를 무력화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납 노출 수준은 없다. 노동부는 국제 흐름에 맞게 납 취급 노동자의 혈중 납 농도를 미국처럼 10㎍/㎗ 이하로 변경하고 유해물질 노출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작업환경 개선명령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현재 산업안전보건 당국의 정기 검사에서 법규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인원은 없었다”며 “회사는 엄격한 자체 기준을 넘어선 임직원들에게는 상담 및 치료를 권유·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은 사내 보건 관리자 및 전문 의료진 상담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자율적 선택으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또 “킬레이션 주사도 이 같은 지원 조치의 일환이다. 회사는 오염구역 분리 등 일상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작업 후 샤워, 분진마스크 등 개인 위생 방호구 착용 등의 교육 훈련도 지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