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어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6년도 기계장비산업기술개발사업' 내 AI 팩토리(인공지능 공장)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설비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제조 현장에 AI를 이식해 '자율 제조 체계'를 구축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업의 최적지는 누가 뭐래도 울산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이 한데 모여 있는 세계적인 제조업 집적 도시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팩토리 과제들이 목표로 하는 실증 분야가 바로 울산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완성차 공급망 연계형 AI 플랫폼, 조선 생산공정 지식 데이터화,석유화학 공정 AI 모델 개발 등 이 모든 과제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에서의 실증이 핵심이다. 거대한 도크와 쉼 없이 돌아가는 화학 플랜트, 정교한 자동차 조립 라인을 모두 갖춘 울산만큼 AI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확산하기에 적합한 '거대 실험실'은 어디에도 없다.

 울산의 대기업들은 이미 자본력을 바탕으로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역 경제의 허리인 중소·협력업체들은 의지는 있어도 기술력과 자금이 부족해 '디지털 소외'를 겪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공모 사업 유치는 이러한 제조업 내 양극화를 해소할 결정적 기회다. 시가 계획한 594억원 규모의 사업이 투입된다면, 중소기업들도 AI 기반의 공정 최적화 기술을 이식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이번 공모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제조기업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이 지방에 있다는 엄중한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울산시는 이미 연구기관, 지역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이어질 이 장기 프로젝트가 울산에서 꽃을 피운다면, 우리는 '굴뚝 산업'이라 불리던 제조업이 AI를 만나 어떻게 진화하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정부는 제조업 현장과의 밀착도, 산업 파급력, 그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 모든 지표는 단 하나의 도시, 울산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 AI 팩토리 사업 선정에서 울산이 제외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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