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인포그래픽
선거 인포그래픽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앞두고 울산 선거판의 풍경이 예년과 달라지고 있다. 후보들은 더 이상 현수막, 출퇴근 인사, 전통시장 순회만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지방선거임에도 국회 기자회견장, 대형 유튜브 채널, 후보 개인 SNS, 쇼츠·릴스까지 활용하면서 선거운동의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14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에 들어가는 이번 지방선거는 ‘예선전’ 단계부터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SNS를 제2의 선거사무소’로

가장 뚜렷한 변화는 선거운동의 중심축이 거리 유세, 문자, 조직 동원에서 쇼츠·릴스·유튜브·SNS 확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유세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돼 유권자의 휴대전화 피드에 올라간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예비후보들까지 SNS를 제2의 ‘선거사무소’로 삼으면서 울산의 선거운동은 조직선거와 플랫폼 선거가 뒤섞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후보가 ‘발로 뛰며’ 유권자를 찾아가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제는 후보의 영상이 유권자의 휴대전화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시대가 됐다.

이는 울산이 노동자·직장인 비중이 높은 도시라는 특성을 잘 담고 있다. 거리 유세에서 만나기 어려운 직장인층에게 짧은 영상이 우회 접촉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최유경 공보단장은 “예전처럼 차량을 타고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SNS를 통해 후보의 활동을 알리고 전달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후보들이 너나없이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울산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에서도 예전 선거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AI와 AX 같은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후보는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메시지를 내고, 대형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일화와 정책 메시지를 던졌다. 지역 선거의 무대가 울산 안에만 머물지 않고 중앙정치와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선거운동의 단위가 ‘조직’에서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선거가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났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이번 선거는 “누가 더 많이 보였느냐”의 경쟁으로도 바뀌고 있다.

변화는 시장 후보급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조직 기반이 약한 신인 후보들은 쇼츠와 릴스를 적극 활용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고, 현직과 중진 후보들은 그동안의 성과와 안정론을 앞세워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신권철 울산시당 부위원장은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활용하던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에는 후보 대부분이 강렬한 이미지를 짧은 영상에 담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본질은 지역 밀착”

다만 선거운동 방식의 급격한 변화는 내부 혼선도 낳고 있다. 특정 시장 후보가 기존 방식과 다른 선거운동을 펼치자 일부 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 후보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가야 하느냐”는 고민이 제기됐다. 이후 캠프 차원에서 기존 유세 방식도 병행할 수 있다는 기조를 정리하면서 하부 후보군의 긴장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시장 후보들이 내놓는 산업 공약의 얼굴이 되고 있고, 쇼츠는 선거운동의 손발이 되고 있다. 서울 행보는 중앙정치와 지역선거의 결합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짧은 영상은 후보를 빠르게 알릴 수 있지만, 정책을 깊이 설명하기 어렵다. AI 공약은 미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지만, 재원과 실행계획이 빠지면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서울발 메시지도 선거판을 키울 수는 있지만, 울산 시민의 생활 문제와 연결되지 않으면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결국 지방선거는 지역 유권자를 설득하는 과정”이라며 “유권자가 후보를 처음 접하는 통로는 달라졌지만, 최종 승부는 여전히 조직력, 투표율, 정당 구도, 단일화, 후보 개인 경쟁력이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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