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부산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해운·항만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우리 손으로 온전히 통제하는 해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계획’을 구체화 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기겠다는 선언인 만큼 그 기대가 남다르다.

 정부의 구상하고 있는 해양수도권 성패는 단연 울산에 달렸다. 해양수산부가 밝힌 지역별 특화 전략을 보면 부산은 국제 해양비즈니스 중심지로, 경남은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육성되고, 울산은 ‘친환경 에너지 허브’라는 중책을 맡았다. 글로벌 해양 무대에서 거대한 전환기가 찾아온 만큼, 울산이 남부 해양수도권의 실질적인 성장 엔진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과제들을 살펴보면 울산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부산~로테르담 구간 시범운항을 시작으로 2030년 한-유럽 정기 북극항로 개설을 추진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울산항에 친환경 연료 공급(벙커링)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LNG에서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로 단계별 미래 연료 전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 역시 울산의 몫이다. 세계적인 조선산업 기반과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동시에 보유한 울산이야말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과 해운·조선 상생 생태계를 이끌 최적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청사진도 정부의 과감하고 연속성 있는 재정·제도적 지원이 없다면 신기루에 불과하다. 울산이 친환경 에너지 거점이자 북극항로의 전초기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당장 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의 우선 배정과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남부권을 1시간 내외 생활권으로 묶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등 광역 교통망의 조기 완비도 서둘러야 한다.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만 울산의 제조·에너지 역량이 남부권 전체의 시너지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부 해양수도권의 성공은 대한민국 국토공간 대전환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다. 그리고 그 성공의 열쇠는 울산에 있다.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이 빈말이 아님을 울산 현장에서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울산이 남부 해양수도권의 확고한 중추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의 아낌없고 전폭적인 투자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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