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4일은 우리나라에서 지역화폐의 일종인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의무화하는 법률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날이다. 법률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보면, 국가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국고보조금으로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앙정부는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원했고, 그 규모와 조건도 상황에 따라 달리했다. 그런데 2026년 1월 1일부터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역화폐을 도입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지역공동체 구성원 간의 거래 관계를 활성화하고 신뢰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경제 내에서 자본의 순환을 촉진하고 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자생적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IMF 경제위기 속에 지역공동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등장했다. 즉 지역의 플뿌리 경제를 재건하고 주민의 참여와 지방자치의 정신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울산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지수(BSI)가 동반상승하며 골목상권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정부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추경 추진 등 소비진작 노력과 더불어 울산시가 지역화폐인 ‘울산페이’ 혜택을 대폭 확대한 결과로 평가된 바 있다.
최근 울산시는 울산페이의 월간 적립한도를 상향하고, 캐시백 비율을 최대 15%까지 끌어올리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촉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역화폐 소비 촉진에 참여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산품권 형태의 지역화폐는 1996년 강원도 화천군과 충청북도 괴산군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고용위기 등에 따라 중앙정부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그 발행이 확산돼 왔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015년 30곳에서 2022년 232개로 크게 확대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1년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지역사랑상품권이 급격히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 226개 시군구 중에 75.7%인 168개 시군구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대부분 자체 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결제에 대한 수수료 등이 외부지역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거래시에는 인센티브를 적용해 자금이 지역에서 순환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의 정책효과에 대해서는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효율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인기영합적 정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이 의무화된 현 시점에서 이 정책목표가 지역경제 회복과 소상공인 보호 등에 있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해서 국민들의 이해과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 동시에, 그 목표에 부합하는 지역맞춤형 정책을 설계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선 9기는 지역주민의 기본적 삶의 기반이 정비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충족시켜주는 요인일 뿐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인 삶의 수준을 채워주는 필요요건에 해당된다. 즉 지역공동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고 경기침체에 가장 먼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되는 계층을 대상으로 경제안정을 유지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선 9기에 지역사랑상품권이 울산권에서 두가지 역할을 제대로 하게끔 세심한 대응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