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적극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지 않으면서 장기간 표류 중인데, 재차 공론화를 통해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야음지구 공동주택 건립사업은 지난 2019년 12월 지구 지정 이후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LH는 당초 야음지구 전체 면적 83만5,789㎡의 62%에 공원·녹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시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민관협의회에서 여천교~여천오거리(최장 1.5㎞)에 폭 200m, 최소 35m 높이의 ‘공해차단구릉지’(공원)를 조성방안으로 제시했고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022년 3월 민선 7기 당시 야음지구 민관협의회가 낸 권고안을 토대로 울산시가 ‘야음 시민 상생의 숲과 수소타운 조성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사업성을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결국 시는 사업 추진이 가능한 안을 제시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별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 구조다. 사업시행자인 LH가 사업성을 확보해야만 착공에 들어간다.
그런데,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최근 결산 기준 6,41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부채도 지난해 170조원대를 넘어섰다. 토지 매각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이 약화됐고, 임대주택 및 공공사업 확대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누적되는 흐름이다. 게다가 LH 사장까지 공석인 상태여서 사업이 더 장기화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마냥 LH가 움직이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사업부지 내 사유지가 50만9,000㎡에 달해 재산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그렇다고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해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법상 지정고시 후 2년 내 지구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않거나, 개발사업이 완료된 경우에만 지정권자가 해제할 수 있다.
이에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 주민들은 민선 9기에서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등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울산시와 LH간 협의 수준을 넘어 국토부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구성, 사업지연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사업성 개선 방안과 행정 지원을 동시에 논의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성 부족으로 추진이 어렵다면 이를 높일 수 있는 공공주택 비율 조정, 단계별 개발방식 도입, 공공기여 방식 조정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뿐만아니라 이번 사안이 단순 도시계획 문제 아닌 시민 건강권, 주택정책, 도시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사업시행자, 시민,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공론화 장을 통해 사업 추진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민선 9기 울산시장직 인수위 도시국 보고에서 김상욱 당선인이 선바위지구, 야음지구 등 지연 중인 LH 사업에 대해 살피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는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울산도서관과 울산영락원 사이에 위치한 옛 야음근린공원 부지는 1962년 5월 공원시설로 결정됐지만, 장기 미집행 돼오다 2020년 7월 일몰제 시행으로 58년만에 개발행위가 가능해졌다. 명칭도 ‘야음지구’로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