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공회의소가 어제 발표한 울산의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75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63)에 비해서는 수치상 일부 개선 흐름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매출액, 영업이익, 설비투자, 자금사정 등 모든 부문이 기준치를 하회해 경영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종지부를 찍지 못한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계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기준치인 100을 기록해 직전 분기와 유사한 보합 흐름에 머물렀고, 조선·부품(83)과 정유·석유화학(73)은 기준치를 밑돌며 부진을 예고했다. 특히 중소 조선 기자재·부품사들은 국제정세 불안과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가 인상으로 큰 고통을 겪으며, 대·중소기업 간 체감경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역시 유가 변동성과 수급 불안, 후방 수요 부진으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리스크는 이미 기업의 생존을 흔드는 현실적인 위협이 되었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넘는 55.6%가 중동전쟁 지속으로 하반기 경영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책이 인건비 등 운영비용 절감(34.6%), 가격·납품단가 인상(29.6%), 생산량·가동률 조정(24.7%) 등이다. 비용을 깎고 가동률을 낮추는 소극적 경영은 결국 지역 고용 위축과 투자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행정 당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차기 울산 시정이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기업들은 ‘세제 감면·보조금 등 지자체 재정 지원 강화’(69.1%)를 가장 많이 꼽았고, 뒤이어 ‘기업 애로사항 신속 해결 체계 구축’(39.5%)과 ‘노사관계 안정 및 산업안정 지원체계 구축’(37.0%) 등을 요구했다.
결국 지금 울산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자체가 직접 발 벗고 나서는 ‘현장 중심의 행정’이다. 차기 울산 시정이 기업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과감한 재정 지원책을 마련하고, 규제와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