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민선 9기 울산시정이 새롭게 출범했다.
새로운 시장의 임기는 단순히 행정의 연속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지금 울산이 직면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울산은 저성장과 산업구조 변화, 인구 감소라는 삼중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제는 과거의 성공 방식만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가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지역별 산업 특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전남은 제2 반도체 클러스터, 강원·충청은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영남은 피지컬 AI 산업벨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다. 수도권에 모든 산업을 집중시키는 시대는 끝나고 있다. 각 지역이 강점을 살려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울산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분명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모든 산업을 다 하겠다는 접근은 현실성이 없다. 울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행정과 재정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은 이미 세계적인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 국가산업단지, 수소 산업 기반, 항만과 물류 인프라는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다. 이제 여기에 AI와 로봇, 에너지저장장치(ESS),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 조선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기존 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울산이 가야 할 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와의 협력이다. 국가 프로젝트는 지방정부 혼자 추진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을 정확히 읽고 울산의 강점을 국가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 국비 확보와 기업 투자 유치, 규제 개선, 인재 양성까지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때 울산은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민선 9기 시정은 정치적 구호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산업정책은 속도가 생명이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인허가를 신속히 처리하며,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울산은 영남 피지컬 AI 산업벨트의 핵심 도시가 돼야 한다. 자동차와 조선, 에너지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울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스마트 제조와 산업용 로봇, 자율운항 선박, 에너지 신산업을 선도한다면 울산은 다시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지금은 과거를 지키는 시대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시대다. 민선 9기 울산시정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 아래 산업 대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 전략과 보조를 맞출 때 울산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업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울산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다. 민선 9기가 이러한 시대적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울산의 새로운 10년, 나아가 100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시정이 되기를 기대한다. 손종학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